SKT 1위 위상 흔들리나…정부, '신규가입 중단' 초강수

1 day ago 4

유영상 SKT 대표./ 사진=뉴스1

유영상 SKT 대표./ 사진=뉴스1

정부가 SK텔레콤에 대해 당분간 신규 가입자를 받지 말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이 회사가 서버 해킹 뒤 2차 피해 방지보다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의 지위 유지에 급급하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기간이 길어지기 전에 소비자 불만과 우려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에 대해 유심 부족 현상이 해결될 때까지 신규 이동통신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할 것을 행정 지도했다고 1일 밝혔다.

행정기관이 기업 등에 내리는 권고에 해당하는 행정지도는 법적 효력을 가진 행정처분, 행정명령에 비해 강제력이 약하지만, 구속력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신규 가입자 모집 중지라는 행정지도를 받은 SK텔레콤이 이를 위반하면 과기정통부가 법적 처벌이 따르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추가 이행 명령을 내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가입자 해지 위약금 면제, 피해보상 시 증명책임 완화 등을 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전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 등 과방위원들 다수도 증인으로 출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에게 위약금 면제 방침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에 유 대표는 "내부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SK텔레콤이 밝힌 '해킹 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 시 100% 책임' 방침도 구체적으로 마련해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릴 것을 요구했다. 피해보상 시 가입자의 증명 책임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유심 무상 교체 시행 이후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이 하루 수만명대 규모로 평시보다 수백 배 급증한 상황에서 신규 가입을 전면적으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SK텔레콤의 1위 사업자 위상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다만 SK텔레콤이 유심 물량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점, 유심 초기화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모색 중인 점을 고려했을 때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2차 피해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하는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이달 14일부터 해외 로밍 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현재 알뜰폰 로밍 가입자는 해외에서 유심 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존의 유심을 초기화해 안전한 상태로 재사용하는 포맷 적용도 이달 중순부터 적용을 준비 중이어서 물리적인 유심 교체가 필수로 인식되는 현 상황은 바뀔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