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강원 감독이 11일 김천과 홈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정경호 강원FC 감독이 대패 후 선수단과 스스로에게 각성의 메시지를 던졌다.
정 감독은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3라운드 홈경기에서 김천 상무에 0-4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개인으로 싸우면 상대를 이길 수 없다. ‘개인보다는 팀, 나보다는 우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상대보다 한발짝 더 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강원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른 시간부터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전반 5분 김천 모재현의 크로스를 강원 이광연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결국 이 실책이 화근이 되어 조현택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줬다.
수비진의 실책이 이어졌다. 센터백 이기혁과 신민하 조합은 불안한 빌드업으로 상대 공격진에 여러 차례 공을 넘겨줬다. 결국 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강원은 모재현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이후에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강원은 후반 10분 박상혁, 후반 41분 이동준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정 감독은 경기 후 “비가 오는 와중에도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셨는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뿐 아니라 나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상대에 모든 면에서 밀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원은 12경기에서 9골을 내주며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적은 실점을 했다. 그러나 최소실점팀의 위상이 무색할 정도로 이날 수비 집중력은 좋지 않았다. 정 감독은 “강원이 언제든지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경기다. 우리는 최소실점 팀이었지만, 실점을 많이 할 수 있는 팀이다. 경각심을 가지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5승2무6패, 승점 17의 8위에 머무른 강원은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14일 코리아컵 16강 홈경기에서 시흥시민축구단(K3리그)과 맞붙은 뒤 3일 뒤 강호 울산 HD를 만난다. 빡빡한 일정에서 정 감독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춘천|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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