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강원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시즌 K리그1 9위로 선전하고 있다.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 광주와 승점차가 3으로 크지 않아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래가 아닌 위를 봐야죠.”
정경호 강원FC 감독(45)은 팀의 생존을 넘어 그 이상을 바라본다. 26일까지 강원은 8승5무10패, 승점 29로 9위에 위치했다. 강등권(10~12위) 최상단의 10위 FC안양(8승3무13패·승점 26)과 격차가 적지만, 파이널라운드 그룹 A(1~6위) 마지노선인 6위 광주FC(8승8무8패·승점 32)와도 승점차가 크지 않다. 상황에 따라선 팀의 2시즌 연속 파이널A행을 노릴 수 있다.
마침 여름이적시장에서 원군들이 대거 합류했다. 윙포워드 모재현(29)과 스트라이커 김건희(30)를 각각 경남FC와 콘사도레 삿포로(일본)에서 데려왔다. 중앙 미드필더 서민우(27)와 윙포워드 김대원(28)도 김천 상무에서 지난달 17일 전역했다. 이들 모두 축구국가대표팀 승선 이력이 있는 K리그 정상급 자원들이다.
정 감독은 지금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27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릴 울산 HD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4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K리그1이 12개팀 체제를 유지하는 한 지금같은 순위 경쟁은 매 시즌 반복될 것이다.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다행히 원군들이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원군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많은 연구를 했다. 기존 선수들과 달리 여름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선수들은 동계훈련 등 긴 시간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선수들을 전술에 맞추기 보다,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하기로 결정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술적으로 깊이 있는 주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그럴 시간도 없었다. 대신 선수들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이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경기장에 나서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결과가 달라진다. 사실 직전 대전하나시티즌전(2-2 무)과 전북 현대전(0-2 패)에선 선수들이 전반에 의기소침한 플레이를 펼치길래 더욱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했다”고 털어놓았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맞아 어떤 플레이를 펼칠 지도 구상해놨다. 강원은 울산을 맞아 올해 1승1무로 우세했다. 그러나 울산이 6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개막을 전후로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술을 바꿨다. 이에 정 감독은 “울산이 구사하는 3-5-2 포메이션은 상황에 따라 3-6-1로 바뀔 수 있는 등 굉장히 공격적인 포메이션이다. 우리가 경합과정에서 밀리지 않아야 울산의 장점을 틀어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이 후반 교체카드로 말컹(브라질)을 투입하면 선수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경합을 요구할 참이다. 정 감독은 “과거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수석코치 시절 경남 소속이던 말컹에게 크게 혼난 기억이 있다. 장신 수비수 박호영(198㎝)의 투입을 비롯해 맞설 방안을 준비해놨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지난 2경기동안 페널티킥(PK)을 내주며 팀이 흔들렸다. 선수들에게 이런 더운 날씨에선 퇴장과 PK가 변수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고 얘기했으니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강릉│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강릉│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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