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19일 런던 엔필드의 홋스퍼웨이에서 취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손흥민 거취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토트넘의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19일 런던 엔필드의 홋스퍼웨이에서 취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손흥민 거취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프리시즌 첫 경기는 주장으로 나선다. 분명한 점은 이곳에 함께 있다는 것이다.”
토트넘(잉글랜드) 토마스 프랑크 신임 감독(덴마크)이 주장 손흥민(33)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으나 속시원한 답은 없었다.
프랑크 감독은 19일(한국시간) 런던 외곽 엔필드에 위치한 클럽하우스 홋스퍼웨이에서 끝난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취임 소감과 손흥민의 거취를 비롯한 전체적인 팀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프랑크 감독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으로 취재진과 마주한 공식적인 자리였다. 토트넘을 비롯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들은 주요경기를 치르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갖는데 토트넘은 19일 리그1(3부) 레딩과 프리시즌 첫 연습경기를 앞뒀다.
다만 이번에는 프랑크 감독의 부임 첫 회견이라는 점과 손흥민, 크리스티안 로메로(아르헨티나) 등 주장단의 거취와 맞물려 있어 평소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실제로 현지의 많은 기자들이 엔필드를 찾았고, 한국과 일본 등 제3국 취재진도 적지 않았다.
토트넘은 통상 기자회견을 열 때 영국 방송사들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신문과 잡지 등 프린트 매체들을 대상으로 또 한 번 시간을 할애하는 데 당연히 신문을 위한 2부 행사가 보다 많은 시간이 주어지고 내용도 좀더 알차다. 스포츠동아는 1, 2부 인터뷰에 모두 참석했다.
방송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지 10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리에겐 정말 소중한 존재다. 우선 레딩전엔 손흥민과 로메로가 주장단으로 나선다. 내가 직접 정했다”고 밝힌 프랑크 감독은 “손흥민은 완전히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5~6주 뒤에 비슷한 질문을 받을 것이고 그에 대한 답도 준비해야 하나 분명한 사실은 그가 여기에 있다는 점”이라고 모호하게 이야기했다.
다음은 프린트 매체들과 프랑크 감독의 일문일답.
-현 스쿼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이미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흥미로운 선수구성이다. 나도많이 기대하고 있다. 물론 구단은 여전히 이적시장을 주시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 새로운 선수가 팀에 합류하면 그때 이야기하고 싶다.”
-4개 대회를 치르기 위해선 조직적인 스쿼드 운영이 필요하지 않나?
“그렇다. 여러 대회를 병행하려면 선수단 규모에 대한 균형이 중요하다. 너무 작아도 안 되고, 너무 커도 안 된다. 지금은 선수들을 직접 훈련시키며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다. 매일 선수들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있고, 결국엔 그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흥민이 오랜 기간 토트넘에서 뛰었다. 계속 거취 이야기가 나오는데 손흥민에게는 이번 여름이든 내년 1월이든 이적 의사가 있으면 구단에 직접 표현할 권한이 있는가?
“이런 문제는 항상 복잡하다. 지금 손흥민은 훈련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고, 내일 경기(레딩전)에 나설 준비도 되어 있다. 일반적인 경우, 오래 뛴 선수라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구단과 단장, 감독이 함께 내려야 한다. 어떤 선수가 팀을 떠나고 싶다고 해도 그것이 현실화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다니엘 레비(회장)와 요한 랑(테크니컬 디렉터)에게도 이런 상황을 결정해야 할 때가 온다. 우선 중요한 것은 손흥민은 함께 이곳에 지금 있다는 것이다.”
-해리 케인도 프리시즌 경기를 뛰고 이적했다. 손흥민도 그런 가능성이 있나?
“일단 그는 여기에 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걱정 안 한다. 앞으로 5~6주 뒤쯤 같은 질문을 또 받게될 것 같아서 답변을 준비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는 여기 있고 나는 그 사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시즌 선수단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 시즌에 팀에 있던 스태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때 실수가 있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봐야 하고, 나도 앞으로 실수를 할 수 있다. 여러 가지를 통해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개선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두 그룹의 선수들로 인해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대회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려면 어떤 점이 필요할까?
“프리시즌을 활용해 선수들의 체력을 강화해서 4개 대회를 모두 치를 수 있는 탄탄함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적절한 로테이션이다.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좋지만 결국 증명해야 한다.”
-브라이언 음뵈모의 이적설 있었는데 결국 맨체스터 유니이티드로 갔다. 실제로 영입을 추진했나?
“토트넘 선수가 아닌 이들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물론 브라이언은 훌륭한 선수다. 내가 5년간 함께한 선수라 각별한 애정이 있다. 어떤 팀으로 가든 그는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다. 그의 미래를 응원한다.”
-유로파리그 우승 후 팬들이 길거리에서 버스 퍼레이드 위해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이를 보았는가? 어떤 느낌이었는가?
“트로피가 토트넘에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지금은 시즌 첫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슈퍼컵까지 4주 남았다. 이번 시즌 4개 대회 도전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너무 먼 얘기다.”
-흔히 말하는 새 감독 부임 후 “허니문 기간”이 더 짧아지는 건 아닌가?
“프리시즌 5~6주 정도가 허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엔 현실이다. 지난 시즌을 이겼든 아니든 현실은 그 시점부터 시작된다.”
-브렌트퍼드에서는 언더독 정신을 강조했는데, 토트넘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지.
“토트넘은 거대한 클럽이다. 여러 대회에서 경쟁해야 하고, 이에 걸맞은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는 더 높은 위치에서 경쟁하는 만큼 접근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도미닉 솔란케, 히샬리송 등 여러 공격 옵션이 있는데, 공격진 보강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린 3~4명의 좋은 공격 자원을 갖고 있다. 도미닉은 훌륭한 스트라이커이고 히샬리송도 좋은 선수다. 지난 시즌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즌 말미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물론 브레넌 존슨도 있고. 데얀 클루셉스키는 당분간 부상이지만 제임스 매디슨과 윌송 오도베르, 마티스 텔 그리고 새로 영입한 모하메드 쿠두스 등으로 창의적 공격진을 구성할 수 있다.”
-클루셉스키는 어느 정도 결장이 예상되나?
“정확한 시점을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시즌 첫 경기에는 확실히 출전하지 못할 것이다.”
-전술적으로 유연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토트넘은 뚜렷한 스타일이 있는 팀이다. 두 가지를 조화롭게 풀 수 있는가?
“그게 내가 목표로 하는 바다. 명확한 원칙과 전술적 기준을 바탕으로 특히 수비와 공격에서 팀 컬러를 보여주고 싶다. 용감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되 철저한 수비도 병행해야 한다. 수비를 하지 않고 이길 수 없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쿠두스는 득점력이 더 발전해야 할까?
“웨스트햄에서 첫 시즌엔 득점과 도움 모두 좋은 기록을 남겼다. 물론 팀이 어려움을 겪으며 조금 수치가 떨어졌지만 훌륭한 공격수다. 득점과 찬스 창출 모두 기대하고 있고, 그런 방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로 홍콩과 한국을 방문한다. 토트넘과의 첫 한국 방문인데 어떤 기대가 있는가?
“굉장히 기대 중이다. 손흥민의 영향력을 직접 볼 수 있다. 홍콩과 서울 모두 개인적으로 첫 방문이라 기대감이 크다.”
-또 다른 한국 선수 양민혁이 있는데 훈련 모습 지켜보며 어떻게 보았는지? 이번 시즌 경험 쌓기 위한 다른 구단으로의 임대가 가능성 높은가?
“그 부분도 아직 더 봐야 한다. 선수들을 더 지켜보겠다. 어떤 결정은 내리더라도 몇 주는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의 모습은 잘 적응하고 있고 훈련도 잘하고 있다. 아직 배울 부분도 있고 나도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다.”
런던 |허유미 통신원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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