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硏·한양대 등 자문단 분석
스테이블코인 런리스크 집중 경고
기관·외국인 개방 없인 유동성 한계
블랙록 BUIDL 등 RWA 246억달러 돌파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비트코인·알트코인 단순 매매를 넘어 실물자산 토큰화(RWA), 결제·송금용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9일 글로벌 디지털 금융 핵심 트렌드를 진단하고 국내 생태계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담은 ‘2026 디지털자산 정책 자료집’을 발간했다.
한국금융연구원·한양대·동국대·한성대·자본시장연구원·법무법인 광장 소속 자문위원 6인이 집필한 이번 자료집은 ▲스테이블코인의 본질과 규제 원칙 ▲원화 스테이블코인 자본유출 방어 설계 ▲제도화 리스크 체계 ▲온체인 데이터 모니터링 ▲이용자 저변·시장유동성 제고 ▲실물자산토큰(RWA) 해외 동향 등 6개 주제를 망라한다.
◆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3대 기능 미충족…특수한 자산으로 봐야”
자료집의 첫 꼭지를 쓴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이더리움·스테이블코인·유틸리티 토큰을 화폐론적 기준으로 분석했다.
화폐의 3대 기능인 ▲교환의 매개체 ▲가치 척도 ▲가치 저장의 수단에 비추어 볼 때 비트코인은 초당 7건의 처리 속도와 40%대 연간 변동성으로 세 기능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 이더리움 역시 외부 법정화폐 가치에 종속돼 있어 완전한 화폐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다.
김 연구위원은 “USDT·USDC 등 법정화폐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은 교환 매개 기능에 가장 근접하나 자체적 가치 척도를 포기하고 달러의 회계 단위를 차용한다는 점에서 독립적 화폐라 할 수 없다”고 단정한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 USDC가 0.87달러까지 급락한 사례를 들어 준비금 기반 신뢰 훼손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가 지갑으로 자본 도피 차단”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본유출을 오히려 차단할 수 있다는 반직관적 논거를 제시했다.
강 교수는 ‘경로대체’와 ‘프로그래머블 마찰’ 두 개념을 핵심 메커니즘으로 내밀었다. 현재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 수요 상당 부분은 결제 편의 목적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이 수요를 흡수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자본 유출 경로 자체가 좁아진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남은 자본도피성 고액·고위험 거래에는 코드에 내장된 비선형 마찰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억제할 수 있다.
강 교수는 구체적으로 ▲등록 주소(인가 지갑)로의 발행·환매 의무화 ▲미등록 주소로의 고액 전송 제한 ▲다중서명 기반 긴급 동결 ▲위기 시 한도·환매 규칙 단계적 조정이라는 4단계 운영 모형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또 ‘SKRW(원화 스테이블코인)와 SUSD(달러 스테이블코인) 이원 선택 구조’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쪼개기’ 우회 거래에 대한 최적 마찰 설계도 함께 제시했다. 이는 자본거래 모니터링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면서도 정상 거래의 편의성을 보전하는 설계다.
◆ 스테이블코인 5대 리스크와 글로벌 규율 공통 원칙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이 아닌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재정의하고 ▲페깅 붕괴(디페깅) ▲준비금 ▲운영·거버넌스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AML/CFT) ▲금융시스템·통화정책 리스크로 구성된 5대 리스크 체계를 제시했다.
준비금 리스크와 관련해 황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사실상 무규제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위험 프로파일을 가진다”고 지적하며 평시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위험자산을 준비금에 편입하다가 시장 불안 시 즉각적인 환매 대응 능력이 급락하는 구조를 경고했다.
주요국 규제 비교 분석도 시선을 끈다. EU MiCA는 자산연동토큰(ART)·전자화폐토큰(EMT) 이원 체계, 미국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준은행적 규율’ 논의, 일본은 인가 금융기관으로 발행 주체를 제한하는 모델, 싱가포르는 요건 충족 시 ‘MAS 규율 스테이블코인’ 라벨 부여 방식을 각각 택하고 있다.
각국 공통 원칙으로 ▲발행자 단계 규율 ▲준비금의 질·구조 중심 규율 ▲법적 환매권 보장 ▲공시·감사 투명성 ▲거버넌스·운영 복원력 ▲시스템 중요성에 따른 차등 규율을 도출했다.
◆ 온체인 모니터링…DEX·DeFi로 확장된 ‘감시망 공백’ 경고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비트코인 2024년 4차 반감기(블록당 채굴 보상 6.25 BTC→3.125 BTC) 이후 시장 사이클 분석에 온체인 데이터 활용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국내 특유의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거래 구조에서 트론(Tron) 네트워크 기반 USDT가 핵심 송금 수단으로 기능하는 흐름을 온체인으로 추적하면 불법 외국환 거래 포착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담겼다.
조 교수는 특히 FTX 파산 이후 탈중앙화거래소(DEX) 비중 급확대를 주목하며 규제 당국의 모니터링이 중앙화거래소(CEX) 중심에서 CEX·DEX 통합 감시망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생태계에서 연간 수억 달러 피해를 야기하는 MEV(최대추출가능가치) 샌드위치 공격, 2021년 한 해에만 피해액 28억 달러를 초과한 러그풀(Rug Pull) 등 신종 불공정 행위도 온체인 분석으로 사전 탐지할 수 있음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제시했다.
글로벌 온체인 모니터링 공조와 관련해서는 국가 간 블랙리스트 실시간 공유, 금융정보분석원(FIU) 데이터베이스 상호 연동을 통한 통합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을 장기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이용자 1077만명 vs 외국인 0명…“기관·외국인 개방 없인 성장 한계”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수치로 제시했다.
금융위원회·금융정보분석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거래 가능 이용자 수는 1077만명(시가총액 95.1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 이용자들이 사실상 내국인 개인에 100% 집중돼 있다는 구조적 편중이 문제다.
황 연구위원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배제는 실명계좌 발급 제한과 자금 이동 규제가 누적된 관행적 제한의 산물”이라며 2017~2019년 시장 과열기에 형성된 보수적 정책 기조가 시장 성숙 단계 진입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배제가 단순한 글로벌 연계 약화에 그치지 않고 ‘김치 프리미엄’ 지속이라는 가격 왜곡으로 표면화된다는 분석이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 참여 확대를 위해 ▲특정금융정보법상 외국인 고객 위험 평가 기준 명문화 ▲외환규제 체계와의 정합성 확보(외국인 원화 입금·디지털자산 매각 후 외화 반출 기준 명확화) ▲트래블룰 국제 표준 연계 ▲전담 내부통제 체계 구축 등 제도적 보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 RWA 2030년 10조달러 전망, 국내 법적 공백 메워야
마지막으로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는 글로벌 실물자산토큰(RWA) 시장이 2026년 2월 기준 약 246억 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폭발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전체 시장의 약 61%(131억달러)를 점유하며 표준 인프라 지위를 공고히 했다. 블랙록의 비들(BUIDL) 펀드는 2024년 3월 출시 후 약 17억달러 운용자산을 달성했고, 프랭클린 템플턴의 FOBXX는 약 8억달러 규모를 유지 중이다.
JP모건은 ‘키넥시스(Kinexys)’ 브랜드로 MMF·담보·사모펀드 토큰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GS DAP를 통해 사모펀드 2차 시장 토큰화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약 250억달러 규모인 RWA 시장은 2030년까지 10조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법·제도 맥락에서 윤 변호사는 RWA를 ▲증권형(자본시장법상 STO 체계 적용)과 ▲비증권형(일반 상거래법·디지털자산법 적용)으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과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디지털자산의 증권-상품 관할 이분화 체계를 동시 구축 중이다.
특히 지분 분산도가 일정 수준(단일 주체 20% 미만 보유)에 도달한 자산을 증권에서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졸업 제도’를 도입했다.
EU는 DLT 파일럿 체제를 6년 한시에서 영구 체제로 전환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며, 싱가포르는 JP모건·DBS·BNY멜론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가디언’을 통해 실시간 외환(FX) 결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삼전닉스' 내세운 한국이…'TSMC' 가진 대만에 밀린 까닭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2935489.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