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 1번홀(파4). 챔피언조의 티샷을 앞두고 티잉 구역 주변으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LIV골프의 3차 대전으로 펼쳐지면서다.
올해 ‘그린재킷’ 쟁탈전이 더 뜨겁게 달아오른 건 PGA투어 자존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LIV골프 스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또 만났기 때문이다. 작년 US오픈 최종일에선 디섐보가 웃었다. 당시 매킬로이가 마지막 5개 홀 남기고 1타 차 선두를 달렸으나 나머지 홀에서 보기 3개를 하면서, 같은 홀에서 보기 1개를 범한 디섐보에게 역전을 당했다.
PGA투어와 LIV골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건 LIV골프가 창설된 지난 2023년부터다. 첫 대결에선 PGA투어 소속이던 욘 람(스페인)이 LIV골프 대표 주자 브룩스 켑카(미국)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작년엔 LIV골프가 ‘디펜딩 챔피언’ 람을 영입하면서 칼을 갈았으나,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우승으로 PGA투어가 또 패권을 잡았다.
2년 연속 아쉬움을 삼킨 LIV골프. 이번 대회만큼은 지난해 US오픈과 같은 결말을 기대했으나, 두 진영 간 경쟁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매킬로이에 2타 뒤진 채 출발한 디섐보는 2번홀에서 한 때 1타 차 선두로 올라섰으나 이후 아이언샷 난조로 공동 5위(7언더파)로 미끄러졌다.
우승 경쟁은 매킬로이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의 PGA투어 선수 간 맞대결로 이어졌다. 결국 매킬로이의 우승으로 PGA투어가 3차 대전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LIV골프 소속 중에선 패트릭 리드(미국)가 단독 3위(9언더파)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