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새옹지마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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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Note] 새옹지마의 깨달음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7.20 15:21

최근 SNS에서 자신이 경험한 ‘센스 있는 언행’에 대한 글들을 보게 됐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출산한 며느리를 감동하게 한 시어머니의 말, 야근 중 찾아온 남친, 실수를 따뜻하게 감싸준 직장 선배의 배려 등. 읽는 사람도 훈훈해지고 ‘와, 이런 건 정말 타고나는 건가?’ 싶게 감탄하며 배우고 싶어지는 대목들도 많았다.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센스 있는 언행’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경험담은 이거였다. 초보 운전 시절, 업무 때문에 처음 가보는 지역으로 차를 몰고 가게 된 20대 여성 A씨. 인적도 드문 낯선 길에서 무슨 연고인지 갑자기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 가뜩이나 운전도 서툰데 생전 처음 겪는 문제가 터지자, 크게 당황한 A씨는 당시 남자친구 B씨에게 울며 전화를 하게 됐다. 다행히 B씨가 A씨를 달래 주고 보험회사에 연락을 해주는 등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해줘 안심하고 한숨 돌리고 있었다. 그때 A씨의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 2개가 도착했다. 확인해 보니 모두 B씨의 문자였다. 하나는 계좌 입금 내역을, 그리고 또 하나는 이런 메시지였다. “나쁜 일이 있었으면 좋은 일도 있어야지!”

‘와~’ 읽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B씨의 센스도 센스지만, 살다 보면 이 말처럼 맞는 말이 또 있을까 싶어 B씨가 더욱 괜찮게, 그러니까 성숙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특히 이 말에는 필자가 상담이나 교육 중에도 많이 강조하게 되는 ‘인생사 새옹지마(人生事 塞翁之馬)’의 진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가만 들여다보면 나쁜 일을 겪으면 당장은 힘들다. 그러나 나중엔 그게 좋은 일이 되어 잘 견뎌지기도 한다. 또 좋은 일에 당장은 들떴지만 그게 또 나쁜 일이 되어 겸손을 배우게 된다. 인생이란 이런 희비의 반복이지 않을까.

나쁜 일 후엔 좋은 일이 온다

필자의 반려견은 올해로 14살이 된 노견이다. 분리불안이 있어 혼자 집에 두고 볼일을 나설 때면 늘 마음이 편치 않고 죄책감도 컸다. 최근엔 부쩍 노견 티가 나면서 청각이나 신체 변화 또한 분명하다 보니, 애처로움과 짠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 살날이 지난날보다 짧겠다는 예감에서 오는 슬픔인 것이다.

런데 또 한편으론, 노화와 함께 이 녀석의 분리불안이 거의 사라졌다. 나이가 들며 귀찮아하는 것도 많아졌고, 곤히 잠만 자는 시간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젠 아침 산책만 흡족했으면, 그 뒤 혼자 두고 나갈 준비를 해도 이전처럼 불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마치 “그래, 난 좀 쉴 테니 넌 나가 네 일 봐라”라고 하듯 시큰둥하게 제 집으로 가 드러누워 있으니 이전보단 밖으로 나서는 마음이 한결 편하다. 반려견의 노화로 인한 행동 변화가 애처로움도 있지만, 비교적 편해진 점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생의 모든 일엔 양면성이 있다. 그걸 길게 보면, 길흉화복(吉凶禍福)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새옹지마’인 셈이다. 그러니 우리, 너무 힘들 땐 붙들어보자, ‘지금만 지나면 좋은 일이 올 거야!’라고. 반면, 너무 좋을 땐 상기해보자, ‘충분히 감사히 누리되, 너무 들뜨진 말자’라고.

[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9호(26.07.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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