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3위 전자제품위탁생산(EMS) 기업 미국 플렉스와 ‘모듈형 냉각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플렉스는 지난달 엔비디아와 모듈형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LG전자도 플렉스와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할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모듈은 제품이나 부품을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는 탈부착 구조로, 설치가 간편하고 용량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냉각솔루션과 차별화된다.
LG전자가 인공지능(AI) 필수 인프라인 냉난방공조(HVAC)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며 60조원 규모의 ‘황금 시장’을 본격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AI데이터센터 시장 '정조준'
LG전자는 플렉스와 모듈형 냉각 솔루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두 기업이 모듈형 데이터센터 시장을 점찍은 이유는 기존 건설 방식으로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생성형AI 서비스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만들려면, 그 안에 핵심 부품도 모듈형으로 제작돼야 한다.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 AI반도체 열을 식히는 냉각수분배장치(CDU), 데이터센터의 온습도를 조절하는 컴퓨터룸 공기처리장치(CRAH) 등 필수 시스템을 모듈형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모듈형 냉각솔루션은 사전 조립 형태로 배송돼 현장에서 다른 모듈과 결합된다”며 “기존 냉각솔루션 대비 설치는 물론 배송도 빠르다”고 강조했다. 모듈을 추가 부착해 냉각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간편하게 데이터센터 시설 업그레이드도 할 수 있다.
LG전자의 AI데이터센터 사업을 이끄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플렉스와의 협업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LG전자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HVAC 퍼즐 맞춘 LG전자
LG전자는 칠러(초대형 냉방기), 히트펌프(전기로 냉난방 시스템), 상업용 에어컨 등을 아우르는 종합 HVAC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냉각 용량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린 CDU를 신규 개발한 데 이어, 차세대 냉각 시스템인 ‘액침냉각’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이런 제품을 모듈형으로 개발해 폭증하는 AI데이터센터 설치 수요에 올라탄다는 게 LG전자 계획이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은 지난해 168억4000만달러(약 24조원)에서 2032년 424조8000억원(약 61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플렉스와 협업과 별도로 CDU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해 품질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는 AI 데이터센터에 칠러를 공급하기로 합의했고, 지난 4월에는 HVAC 세계 1위인 일본 다이킨을 제치고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 일감을 따냈다.
LG전자는 HVAC 사업을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작년 말 HVAC 사업부를 생활가전본부에서 떼어내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로 분리했다. ES사업본부는 기존 가정과 상업용 공간을 넘어 AI 데이터센터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마이클 하퉁 플렉스 사장 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LG전자와 협력해 데이터센터의 열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냉각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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