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등 LG컨소시엄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추진하던 11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가운데 광물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다만 LG컨소시엄은 앞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업은 계속 논의할 전망이다.
1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의 끝에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을 광산에서 채굴하는 것부터 시작해 제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인도네시아에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생산량 1위(지난해 180만t) 국가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중국업체 화유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가격이 급등한 배터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사업 역량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캐즘 등으로 배터리 시장 상황과 투자 여건이 급변하며 프로젝트를 최종 철회를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인플레이션감축법 축소 전망 등의 시장 상황과 악화되는 투자 여건 등을 고려해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는 최종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배터리 합작법인(HLI그린파워) 등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내 사업은 지속할 계획이며 인도네시아 정부 측과 다양한 중장기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