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최고의 라이벌이 맞붙는다.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원정을 마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로스앤젤레스로 이동, 14일부터 LA다저스와 원정 3연전을 갖는다. 두 팀의 이번 시즌 첫 대결이다.
다저스는 현재 41승 2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 샌프란시스코는 40승 29패로 1게임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리즈로 지구 선두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
문제는 경기가 열리는 LA가 현재 처한 상황이다. 이곳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진행되고 있다.
이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캘리포니아 주 정부 사이의 갈등으로 번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 정부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한데 이어 해병대까지 동원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에 캐런 배스 LA 시장은 도심 지역 일부를 대상으로 저녁 8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저스타디움은 통금이 발령된 도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
자이언츠 선수단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이정후를 비롯한 자이언츠 선수단은 구단으로부터 가능한 원정 숙소를 떠나지 말고 나가더라도 근처에 머물 것을 요청받았다. 자이언츠 선수단 원정 숙소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자이언츠 구단 선수노조 대표인 로건 웹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팀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다. 그저 ‘가지 말야아 할 곳은 가지 말라’는 것만 지키면 된다. 상식이다”라며 LA의 불안정한 상황이 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직 경찰 출신의 구단 경호 담당자 대런 앨리슨은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LA는 현재 도심에 통금이 내려진 독특한 상황에 처해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가능한 도심과 주변 지역에 접근하지 말 것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저스 보안팀과 협력하고 있는데 이들은 현재 지역 사법 당국에게 계속해서 상황을 전달받고 있어서 나도 정보를 전달받고 있다. 상황은 급변할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선수와 선수 가족, 구단 스태프를 지키는 것이 내 최우선 과제다. 우리의 이동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며, 교통 통제 상황을 끊임없이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스앤젤레스를 연고로 하며 많은 라틴계 팬을 보유하고 있는 다저스는 라틴계 지역 사회가 많은 타격을 받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어 팬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에 응하면서 지역 언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