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학계와 로봇 제조기업 50여 곳이 참여하는 ‘K-휴머노이드 연합’이 10일 출범했다.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생태계를 키워 조만간 열릴 ‘1가구 1휴머노이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다. 휴머노이드는 최근 두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엔비디아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이 적극 투자에 나섰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안덕근 장관과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을 열었다. AI 로봇 전문가와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레인보우로보틱스, 홀리데이로보틱스 등 국내 로봇 제조기업, LG전자와 두산로보틱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연합에 대거 참여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15억달러 수준인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께 38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이같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에 국내 산업이 종속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우수 연구진과 기술 벤처기업, 제조기업을 모은 연합체를 구성한 이유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2028년까지 로봇에 장착될 ‘공용 AI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AI 모듈을 개발해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피지컬 AI와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대 AI연구소와 KAIST, 연세대, 고려대 등의 최고 연구진이 협업하고 연합에 속한 로봇 제조사와 부품사는 로봇의 데이터를 다시 연구진에 제공해 도울 계획이다.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 20㎏ 이상 물체를 들 수 있고 무게 60㎏ 이하(경량화), 관절 개수 50개 이상(자유도 확보), 이동 속도 초속 2.5m 이상의 상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산업부는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전용 반도체와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도 돕기로 했다. 리벨리온, 딥엑스 등 반도체기업과 SK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도 연합에 참여한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