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속 막걸리, 직접 빚고 시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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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통 양조장 3곳과 협업
외국인 대상 전통주 체험 행사
주조부터 발효실 견학까지 인기
미식 팝업 등 한식 콘텐츠도 확대

11일 서울 종로구 전통주갤러리에서 열린 전통주 특별수업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직원 안내에 따라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서울시 제공

11일 서울 종로구 전통주갤러리에서 열린 전통주 특별수업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직원 안내에 따라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서울시 제공
“막걸리 좋아요! 건배!”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소규모 탁주 양조장에서 열린 ‘서울 테이블: Dive into K-Liquor’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에콰도르 출신 갈로 씨(30)와 스리랑카 출신 니로샤 씨(37)가 종이컵에 따른 막걸리를 부딪치며 이렇게 외쳤다.

이날 일일 강사로 나선 양조장 대표 한종진 씨(36)는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참가자들에게 간단히 인사하며 “막걸리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갈로 씨는 “rice wine(쌀로 만든 술)”이라며 막걸리가 나온 한국 드라마 제목을 줄줄이 언급했다.

이들은 대표의 안내에 따라 고두밥 1kg이 담긴 투명한 병에 누룩과 딸기를 각각 200g씩 넣고,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주무르며 재료를 고루 섞었다. 막걸리 주조 체험 후엔 양조장에서 만든 다섯 종류의 막걸리를 시음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갈로 씨는 한 병을 가리키며 “이 막걸리가 제 스타일”이라며 엄지를 들어 보였다.

● 드라마 속 전통주, 직접 빚고 배우다

서울시는 7월 11일까지 서울 내 전통 양조장 3곳(삼해소주·어릿광대양조장·서울양조장)과 함께 전통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목·금요일 열리는 체험에서는 참가자들이 막걸리를 직접 빚고, 발효실을 견학하며 숙성 과정을 배운다. 참가비는 5만 원이다. 영어 통역이 제공된다.

니로샤 씨는 “막걸리는 드라마에서만 봤는데, 오늘 직접 만들고 발효 과정도 들으니 한국 문화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며 “한국어는 어렵지만 영어로 설명해 주어 참여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약 310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270만 명) 대비 1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관광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는 전통주 체험 외에도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올 3월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서울 미식 팝업’에서는 외국인들이 인절미·쌈밥·강정 등을 직접 만들고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미식 팝업’은 인절미 체험, 쌈밥·피자 김밥, 강정 제작까지 다양한 한식 콘텐츠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직접 떡을 자르고 고물을 묻혀 인절미를 만들거나 강정의 재료를 볶고 틀에서 정리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현장에는 한강 뷰 포토존과 ‘서울네컷’ 포토 부스도 마련됐다

● 9월부터 한식 쿠킹클래스 상설 운영

하반기에는 K푸드에 친화적인 쿠킹클래스도 운영될 예정이다. 9월부터 서울 시내 전통시장 2곳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이 김밥·잡채·떡볶이·갈비찜·불고기 등 한국 드라마 속 한식을 국내 유명 셰프와 함께 만드는 형식으로 기획됐다. 주 2회씩 총 16회, 외국인 102명이 참여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K팝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와 음식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이 그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만들고 경험’하면서 서울의 매력을 깊이 체험하길 바란다”며 “서울을 글로벌 미식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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