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 1월 내놓은 인공지능(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로 약 160억원 규모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7일 밝혔다. 출시 2달 만의 성과다.
KT는 서비스 개시 후 '주의'와 '위험' 등급으로 탐지된 보이스피싱 통화 중 확인 가능한 1528건을 분석했다. 이 중 25%에 달하는 392건이 경찰청 보이스피싱 블랙리스트 중 검찰·경찰 사칭 사례로 확인됐다.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보이스피싱 건당 평균 피해액이 약 4100만원이다. 이 피해액 규모로 단순 계산 땐 약 160억원 규모의 피해 예방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보이스피싱 통화 탐지 정확도는 90.3%로 확인됐다. 요금 청구나 수납 관련 정상 통화를 보이스피싱 통화로 잘못 탐지한 사례가 일부 발생해 정확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AI 엔진을 고도화하고 안전한 전화번호를 화이트리스트로 업데이트해 상반기 내 정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KT는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자사 기술과 경찰청이 확보한 악성 앱 설치 URL을 연계했다. 이를 통해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를 차단하는 데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번호와 통화한 고객이 해당 URL에 접속한 3667건의 사례를 서울경찰청에 제공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와 직접 연락하거나 대면 접촉해 피해를 사전에 방지했다.
KT는 이번 4월부터 케이뱅크와 협력해 금융권에도 AI 기반 보이스피싱 실시간 탐지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고객이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전화를 받으면 KT는 실시간 탐지 정보를 케이뱅크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출금 정지 등 직접적인 금융 사기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KT는 향후 다른 금융사로도 해당 기술을 확대 적용시킬 계획이다.
KT AX혁신지원본부장 이병무 상무는 "KT의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 보이스피싱 예방에 기여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통신사 구분 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후후’ 앱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