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한국만 전망치 낮춰
내년 성장률 전망도 2.1% 그쳐
기재부 "경기하방 압력 커져"
고용악화에 침체위험 또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성장률을 상향한 것과 달리 한국은 0.2%포인트 낮췄다. 정부도 새해 첫 경기 진단에서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며 경기 악화를 경고했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 같은 내용의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한국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2%, 2.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각 지난해 10월보다 0.2%포인트, 0.1%포인트 낮춘 수치다. 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최근 정부(1.8%), 한국은행(1.9%), 한국개발연구원(2.0%) 전망과 유사한 수준이다.
정부 역시 국내 경기의 침체 위험성을 재차 경고했다. 이날 기재부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2월 그린북은 '하방 위험 증가 우려'란 표현을 썼는데, 1개월 만에 경기 판단이 악화한 것이다.
경기 회복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불발되면서 불황의 골이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하방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화됐는데, 지표로 말하자면 지난해 11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좋지 않은 흐름이 나타났고 12월 고용 동향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떨어졌다. 지난달 CSI는 88.4로 전월보다 12.3이나 빠졌다. 경기에 대한 정부 진단이 암울해진 것은 악화된 고용지표 영향도 크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새 5만2000명 줄어들면서 3년10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소비, 투자 등 내수 회복세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백화점 카드 승인액(2.3%), 승용차 내수 판매량(6.7%) 등은 증가했지만 마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 감소하는 등 지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류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