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의 성장세를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성장률은 10월 전망 대비로는 0.2%포인트(P) 하향했지만 11월 진행한 연례협의 때와는 같은 수준을 예상했다.
IMF는 17일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 대비 0.1%P 높은 3.3%로 예측했다.
IMF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이유는 미국 때문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2.7%로 지난 전망 대비 0.5%P 높다. IMF는 미국의 기저 수요가 탄탄하고 통화정책이 덜 제한적이며 재정 여건이 우호적이라고 봤다.
IMF는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경기 하방 요인이 상방 요인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유로존의 성장률은 0.2%P 낮은 1.0%를 예측했으며,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 심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10월 전망과 같은 4.2%를 예상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4.6%로 0.1%P 높였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은 10월 대비 0.2%P 감소한 2.0%를 예측했다. 앞서 IMF는 11월 발표한 한국과의 연례협의 결과에서 이같은 하향 조정 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IMF의 전망치는 정부(1.8%)와 한국은행(1.9%) 전망치보다는 높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는 같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인 2.1%보다는 낮다.
IMF의 전망치 수정은 12월 중순까지의 상황이 반영됐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 심화 등의 영향은 4월 전망에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을 지난 10월 대비 0.2%P 낮은 3.4%로 조정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2025년 4.2%, 2026년 3.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새로운 관세 등 보호주의 정책 심화가 무역 갈등 악화, 투자 감소, 시장 효율성 저하, 무역 흐름 왜곡, 공급망 차질로 이어지면서 중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관세 장벽, 보조금 등 경쟁을 왜곡하는 일방적 정책은 국내 경제 상황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경우가 드물고 교역 상대국에게 피해를 줘 모든 국가의 상황을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