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HS효성첨단소재(298050)가 공모채 발행에 성공하며 차입금 부담을 일부 덜어냈지만 재무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채 발행으로 단기차입금 중 일부만 차환에 성공한데다 현금창출력이 크게 둔화한 상황이라 건전성 개선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HS효성첨단소재가 건전성 개선을 위해 타이어스틸코드 등 주력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현금창출력 둔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통한 경쟁력 제고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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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전경.(사진=HS효성첨단소재)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발행된 사채는 2년물 360억원, 3년물 640억원으로 이자율은 각각 연 3.288%, 3.391%로 확정됐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번 자금 조달을 단기차입금 차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재 단기차입금과 총차입금 규모를 고려할 때 이번 차환만으로는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채 발행 직전인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HS효성첨단소재의 차입금 총액은 6046억원으로 전년 말 5896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이 중 만기가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은 3554억원으로 같은 기간 2925억원 대비 21.5% 급증했다.
이에 따른 단기차입비중은 49.6%에서 58.8%로 9.2%p 상승했다. 즉 이번에 발행한 공모채 1000억원을 단기차입금 차환에 사용하더라도 여전히 단기차입금 비중이 40%대 후반에 머물며 차환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 마지노선으로 보는 단기차입금 비중은 50%다.
반면 유동성은 줄면서 실질적 차입 부담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HS효성첨단소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03억원에 불과하다. 유동비율은 37.9%로 적정 기준인 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실질적 차입부담을 나타내는 순차입금도 5760억원에서 5943억원으로 3.2%늘었고, 순차입금비율도 59.5%에서 63.4%로 3.9%p 상승했다.
문제는 HS효성첨단소재의 현금창출력이 크게 둔화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HS효성첨단소재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437억원 대비 38.7% 급감했다. 이에 따른 EBITDA 마진율도 27.3%에서 18.4%로 8.9%p 하락했다. 전반적인 수익성이 둔화한 상황에서 매출까지 줄어든 것이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HS효성첨단소재가 주력 사업인 타이어스틸코드 부문 매각을 결정하면서 외형 축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스틸코드 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다수의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와 논의 중이다.
해당 매각을 통해 1조원 이상의 현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타이어스틸코드 사업이 HS효성첨단소재의 전체 이익 40% 가량을 벌어들였다는 점에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탄소 투자 등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 됐다”며 “타이어보강재 및 산업용사의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모채 발행으로 장기자금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말 재무건전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