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간암신약 美서 또 고배…"5월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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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간암신약 美서 또 고배…"5월 재도전"

HLB, 간암신약 美서 또 고배…"5월 재도전"

HLB가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을 미국에서 허가받는 데 또다시 실패했다.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현지 생산시설 문제가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사진)은 “이른 시일 안에 문제를 해결해 재심사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정 지적

HLB는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병용 요법에 대한 간암 1차 치료제 심사 결과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CRL은 FDA가 현 상태에서 승인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때 발행하는 문서다. FDA는 CRL에서 “캄렐리주맙의 제조품질관리(CMC)가 규정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리보세라닙은 캄렐리주맙과 병용할 때만 효능이 입증됐으므로 캄렐리주맙이 승인 요건을 갖출 때까지 결정을 보류한다”고 명시했다.

리보세라닙은 HLB가, 캄렐리주맙은 항서제약이 특허권을 보유한 신약이다. 캄렐리주맙과 같은 면역항암제는 약 30%의 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른 항암제와 병용 요법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요법은 국내 기업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조합해 FDA 승인에 도전한 첫 사례다.

리보세라닙은 화학의약품, 캄렐리주맙은 바이오의약품으로 모두 항서제약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 화학의약품은 예측 가능한 화학 구조를 가진 소분자여서 합성 과정에서 변수가 적지만, 바이오의약품은 세포 배양부터 바이러스 오염 물질 제어, 온도 등 공정이 어렵고 복잡하다.

항서제약은 FDA 승인을 받은 화학의약품이 있다.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아직 FDA 실사를 통과한 경험이 없다. 지난해 5월 FDA에서 발급한 첫 번째 CRL 역시 CMC에 관한 지적이 주 내용이었다. 한용해 HLB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멸균 프로토콜이 충분히 수립되지 않거나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환경 오염 물질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무균 공정 시스템 및 절차가 적절히 설계되지 않은 것 같다며 보완을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경미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 FDA 재심사, 유럽 승인 추진

CRL은 사안의 경중에 따라 소요되는 심사 기간이 다르다. 제약사가 재심사 서류를 내면 FDA는 ‘클래스1’ 또는 ‘클래스2’를 통보한다. 클래스1은 2개월, 클래스2는 6개월간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알린다. HLB는 클래스1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진 회장은 “5월 FDA에 재심사 서류를 제출해 7월 승인 여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리보세라닙이 FDA 심사를 통과하면 지난해 8월 유한양행 ‘렉라자’에 이어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항암 신약을 허가받는 사례가 된다. 아이슬란드 알보텍은 바이오의약품 AVT02의 FDA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세 차례(2022년 9월, 2023년 3월, 2024년 2월) CRL을 받았다. 모두 CMC 관련 사유였다. 알보텍은 FDA가 지적한 제조 결함 사항을 모두 보완해 2024년 3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HLB는 7월 유럽의약품청(EMA)에도 신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CRL 수령 여파로 HLB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12월 HLB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승인했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충분히 높아진 상황에서 이전 상장을 진행하기 위해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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