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김아름 김응태 기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엔지니어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우수한 한국 메모리 엔지니어들이 미국 빅테크 기업들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인재 확보 경쟁까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초대형 호남 클러스터 투자까지 예정하고 있어, 글로벌 인재 전쟁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회로 설계를 비롯해 HBM 디지털 디자인, 프론트엔드, 백엔드, SoC(시스템온칩) 설계·검증, HBM 파운드리 PI 등 총 54개 경력직 직무에 대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한 데 이어 커스텀 HBM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과 아키텍처를 연구할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섰다.
![]() |
| 반도체 공장 사진 (사진=SK하이닉스) |
메모리 인재 확보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AI 메모리 시장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HBM에서 로직 다이의 중요성이 커졌고, 칩 설계 역량을 갖춘 인력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SK하이닉스의 채용 역시 사실상 삼성전자의 중고 신입과 경력직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BM과 AI 시대가 반도체 인재 지형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K메모리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핵심 인재를 지키는 동시에 우수 인력을 적극 영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과거에는 얼마나 미세한 공정을 구현하느냐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칩과 메모리를 어떻게 설계·구성하고 패키징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시스템 아키텍처와 첨단 패키징 분야 인력의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인재 전쟁은 이제 글로벌 무대로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인재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비롯해 엔비디아, ASML 등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핵심 기업들이 최근 2년간 채용 규모를 확대하면서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한 헤드헌팅이 활발해지고 국내 반도체 고급 인력의 이동이 늘고 있다.
신현철 광운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HBM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경력은 취업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된다”며 “해외 기업들도 HBM 관련 실무 경험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실제 이데일리가 인적자원(HR) 테크 플랫폼 잡코리아 운영사 웍스피어에 의뢰해 채용공고 제목 내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국내 채용은 최근 2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연 0~4건 수준의 단편적인 채용을 진행했다가, 2024년 4월을 기점으로 월 10~20건 수준까지 채용 공고를 확대했다. 엔비디아 역시 채용공고 수가 2023년 23건, 2024년 34건, 2025년 30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48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은 국내 대학을 돌며 즉시 채용을 내걸고 우수한 신입 인재를 확보하고, 수시채용을 통해 경력직 영입도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 역시 자체 반도체 생산시설인 ‘테라팹(Terafab)’ 구축을 추진하며 국내 반도체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으로 떠나는 인재도 계속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커리어 플랫폼 리멤버앤컴퍼니의 헤드헌팅 그룹(브리스캔영어쏘시에어츠·에버브레인써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계 기업의 헤드헌팅 의뢰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5.3% 증가했다.
한국 메모리 엔지니어들의 미국 취업, 이민 수요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해외 글로벌 기업으로 이직할 경우 연봉뿐 아니라 근무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고, 주거와 자녀 교육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어서다. 유회준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 D램 부문에서 몇 년 근무한 뒤 마이크론으로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이직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인사·평가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글로벌 인재 전쟁 대응이 필요해졌다. 엔지니어를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현철 교수는 “이제 전 세계적인 인재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에 걸맞은 처우와 기업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추후 인재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호남권 대규모 팹 투자까지 예정돼 있어서다. 유회준 교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조성되면 인재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2 hours ago
2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0100330.jpg)














![[속보] 北, 韓·EU성명에 “체제존중 위장 내던져…韓 적대 원칙 불변”](https://pimg.mk.co.kr/news/cms/202606/13/news-p.v1.20260613.89255ddca2b0487c98e7f979e85a8a39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