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현1구역은 철거 막바지 단계
사업 멈췄던 대조1구역 정상화
2500가구 불광5구역 이주 앞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지나는 서울 은평구 일대 정비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3대 재개발 대장 단지로 일컬어지는 갈현1구역(4116가구), 대조1구역(2451가구), 불광5구역(2467가구)은 최근 착공 지연, 공사 중단 등 각종 이슈를 해소하고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재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연신내역 인근 불광·대조·갈현동에는 약 9000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북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갈현1구역은 현재 철거 막바지 단계로 올 하반기 착공을 예정하고 있다. 이주와 철거 절차가 지연되면서 착공 시점이 다소 밀렸지만 현재는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갈현동 300 일대에 있는 갈현1구역은 GTX-A, 지하철 3·6호선 ‘트리플 역세권’인 연신내역과 인접하고 있다. 지상 22층, 32개 동, 4116가구 규모로 인근 지역 분위기를 바꾸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전망이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다.
지하철 3·6호선 불광역 서측에 위치한 대조1구역은 최근 사업이 정상화됐다. 대조1구역은 2022년 10월 착공했지만 조합 내분으로 인한 소송전과 집행부 공백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 지연 등으로 사업에 부침을 겪어왔다. 작년 1월 조합원과 집행부 사이에 갈등이 발생해 공사대금 지급 지연으로 공사가 늦어지자 시공사는 공사 중단 및 공기 연장 등 손실 비용과 설계 변경, 물가 변동 등을 이유로 총 3771억원 증액을 조합에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고 조합 측은 지난달 29일 총회에서 2566억원의 공사비 증액안을 의결했다. 대조1구역 재개발은 은평구 대조동 88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5층, 2451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로 올 상반기 분양이 예상된다.
불광역과 인접한 불광5구역은 이주 개시를 앞두고 있다. 불광5구역은 지상 35층, 23개 동, 2467가구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시공사는 GS건설이다. 이주와 철거 등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7년 착공이 예상된다. 불광5구역은 은평구 재개발 사업지 중에서도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과 6호선 독바위역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이다.
구역별로 사업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불광·대조·갈현동 일대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1만가구가 넘는 주거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불광역 초역세권에 있는 ‘불광 미성아파트’는 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이 가능한 상태다. 1988년 준공된 1340가구 아파트로 2022년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했다. 이 밖에 2014년 지구 지정이 해제됐던 불광8구역(불광동 600 일대)은 작년 8월 신속통합기획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은평구 재개발 구역의 웃돈(프리미엄) 시세는 서울 내 다른 재개발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갈현1구역은 84㎡ 입주권 매물(감정가 5억4000만원)에 웃돈 2억7000만원이 붙어 시장에 나와 있다. 매매가는 총 8억1000만원이다. 불광5구역에서는 84㎡ 입주권 매물(감정가 3억6100만원)이 웃돈 3억7000만원 수준이다.
은평구 재개발 전문 A공인중개사는 “은평 쪽이 다른 재개발 구역에 비해 웃돈이 저렴한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며 “다만 불광5구역은 최근 들어 매물이 많이 소진되면서 웃돈이 오르기 시작했고 갈현1구역은 매도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대조1구역은 5억원대로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연신내역, 불광역 주변 아파트 집값은 작년 12월 GTX-A노선 개통 이후에도 기대와 달리 상승하지 못하며 눌려 있다. 2021년 ‘수도권 전철 급행화 추진방안’ 발표 이후 한때 시세가 치솟았는데 이때 이미 호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불광역 인근 미성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84.65㎡가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10억1300만원(2023년 4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광역 인근 북한산현대힐스테이트7차 84.99㎡는 지난달 10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전 최고가는 12억6000만원(2021년 7월)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낙후한 주거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지역 사회에선 특히 2028년께 GTX-A노선 완전 개통과 맞물려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완공을 통해 2028년 삼성역까지 GTX-A가 개통되면 서울 도심권역(CBD)은 물론이고 강남권역(GBD) 이동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