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뚫리면 좋을 줄 알았는데'…사장님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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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11시께 경기 고양시 킨텍스역 앞. 이날 이곳과 300m 떨어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유명 밴드인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 마지막 회차가 열렸다. 공연 관람객이 서울 방향 GTX-A 열차를 타기 위해 몰려들어 역사 안팎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양 공연에 30만 몰렸는데…지역 상권은 '썰렁'

최근 고양종합운동장과 킨텍스 등에서 대규모 행사가 잇달아 열리고 있지만 정작 지역상권 활성화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지역 내 대형 호텔이 부족한 상황에서 GTX-A 노선이 개통해 공연장을 찾은 내외국인이 고양에 머물지 않고 서울로 돌아가는 탓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GTX-A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 이용자는 7만3973명을 기록했다. 4월 2주차 평균인 5만913명에 비해 45% 많은 수치다. 콜드플레이 공연 관람객이 GTX-A 열차를 타고 서울과 고양을 오고 간 결과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킨텍스역에서 17분 만에 서울역에 도착할 수 있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대규모 방문 수요가 지역 경제 활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킨텍스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52)는 “사람은 몰려들었지만 서울로 곧장 빠져나갔다”며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을 보러 30만 명이 왔는데도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소음이 심각하다고 하소연한다. 고양시민 김모씨(43)는 “창문을 닫아도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집 안까지 파고든다”며 “대중교통도 붐벼 불편을 겪곤 한다”고 말했다.

방문객의 체류시간이 짧은 데는 부족한 숙박시설이 한몫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양 일산 지역은 관광호텔이 소노캄고양(826실)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여기에 레지던스호텔 케이트리(422실)를 더해도 전체 객실은 1248실에 불과하다.

올해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BTS 진과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뿐만 아니라 칸예 웨스트, 오아시스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이 열린다. 킨텍스에서도 오는 5월 ‘상하이 페어 2025’, 10월 ‘서울 ADEX’ 등 대규모 전시·행사가 개최된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방문객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 만한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숙박 인프라를 보완하는 등 방문객 체류를 유도할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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