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앨범 12년 만에 내고 7개국 투어 시작… 첫날 공연 칼바람 속 73분 지연 논란도
‘스스로를 초월해 ‘초인(超人)’이 되겠다던 ‘지드래곤(G-DRAGON·GD)’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노래 ‘파워(Power)’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29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위버멘쉬 인 코리아(bermensch in Korea)’의 첫 공연에서 웅장한 멜로디와 귀에 꽂히는 GD의 빠른 래핑이 콘서트장을 채우자 관객들의 함성도 커졌다. 이 곡은 지난달 발매한 11년 5개월 만의 정규 앨범 ‘위버멘쉬(bermensch·초인을 뜻하는 독일어)’에 담긴 곡이다.
● K팝 ‘왕의 귀환’
GD는 벅찬 표정으로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음악을) 하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리웠어요. 돌아오는 데 조금 돌고 돌아 시간이 오래 걸렸죠. 코가 찡긋하네요.”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빅뱅 3인(태양, 대성, GD)의 재결합 계획도 살짝 내비쳤다. “(빅뱅이) 반백 살 된 것 같지만, 아직도 셋이 뭉치면 스무 살이에요. 아직 어리죠? 섹시한 성인식을 징그럽지만 구상 중입니다.”
● 라이브는 전반적으로 불안이날 공연은 GD의 ‘성장 서사’를 보여주는 무대 구성이 돋보였다. 드론이 하늘에 수놓은 이미지가 솔로 1집 하트브레이커 앨범(2009년)에서 위버멘쉬로 전환되며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13세 연습생 시절을 회고하며 작곡한 ‘소년이여’를 부를 땐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데뷔 전 ‘꼬마 룰라’ 활동 당시의 GD가 스크린에서 춤을 췄다. 위버멘쉬의 철자 U를 상징하는 듯한 거대한 조형물이 무대 양옆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GD는 이를 “조형물 하나는 하트브레이커의 나를, 또 하나는 위버멘쉬의 나를 상징한다”며 “둘 다 나 같긴 한데 조금씩 다르다. 과거의 저와 현재의 내가 있으니 앞으로의 미래도 진행형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불안한 라이브는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음을 낮춰 부르거나 음원의 맑은 목소리와 다르게 목을 지나치게 긁는 듯한 발성을 내기도 했다. 음정이 맞지 않거나 곡의 후렴구 등 주요 부분을 아예 부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공연은 원래 오후 6시 30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강풍 탓에 1시간 13분 지연됐다. 주최 측은 사전 공지 뒤 시작 시간을 오후 7시로 미뤘지만 실제론 오후 7시 43분에야 GD가 무대에 등장했다. 꽃샘추위 속에서 기다리며 떠는 관중들이 적지 않았다. GD는 무대 중 “추운데 공연을 늦게 시작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기상 악화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29, 30일 이틀간 한국에서 6만여 명의 관객을 만난 GD는 5월부터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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