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바로크 미술의 창시자 카라바조와 동시대 거장들의 작품 57점을 소개한다. 이탈리아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3대 천재 화가로 불리는 카라바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의 작품은 10점으로, 아시아 전시로는 최대 규모다.
카라바조는 20세기 들어 가장 활발한 연구의 대상이 된 화가다. 빛과 그림자의 강한 명암 대조를 사용한 테네브리즘의 창시자이자 사실주의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바로크 예술사의 시작이자 현대 예술의 시작을 알린 작가로 불린다.
17세기 당시 카라바조의 회화는 매우 혁신적이었다. 정적이고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르네상스 화풍과는 달리 역동적인 구도와 생생하게 표현된 주제는 마치 눈앞에 있는 현실처럼 보였고, 당시 가톨릭이 직면한 반종교개혁정신과 맞물려 교회와 대중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가 구축한 화풍은 바로크 예술의 거장 루벤스,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등에게 영향을 끼쳤다.
전시는 카라바조가 13세에 롬바르디아에서 수련을 시작해 20대에 로마와 나폴리에서 명성을 얻고, 살인으로 점철된 인생과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38세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따라 6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탈리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우피치미술관 소장품 중 카라바조의 대표 작품인 ‘성 토마스의 의심’, ‘그리스도의 체포’, ‘이 뽑는 사람’ 세 점을 포함하여 ‘묵상하는 성 프란체스코’,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등 카라바조의 대표 작품들이다.
전시는 ‘바로크’ 시대를 조명하는 것뿐만 아닌, 오늘날 귀감이 되는 카라바조의 정신과 그가 남긴 예술적 유산을 다룬다. 또한 카라바조의 자연주의적 회화 개혁을 함께한 동료 화가들과, 17세기의 예술문화를 풍부하게 만든 동시대 거장들을 소개한다. 카라바조의 라이벌이자 당대 최고의 화가 안니발레 카라치를 비롯하여, 오라치오 로미 젠틸레스키, 구에르치노 등의 작품을 통해 17세기 바로크 회화의 발상지, 이탈리아가 풍요롭게 펼쳐진다.
Info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2025년 2월 28일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액츠매니지먼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9호(24.12.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