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G day”라는 인사말로 하루를 시작한다. “Good day”에서 유래한 이 짧은 인사에는 넓은 자연환경에서 형성된 호주 특유의 자유롭고 낙관적인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호주의 대표 산업 중 하나인 농축산업 역시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처럼 넉넉한 환경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결실을 얻으며 발전해 왔다.
최근 호주 농축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기후 변화, 친환경 트렌드가 맞물리면서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며 호주 농업은 1차 산업을 넘어 ‘똑똑한 산업’으로 진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호주 스마트팜의 특징이 호주의 정체성인 G Day라는 단어로 요약된다는 것이다.
호주 농업은 거대한 규모(Grand)를 자랑한다. 호주 국토 면적은 769만㎢로 한국의 약 77배다. 환경이 다르니 접근 방식도 다르다. 한국 스마트팜이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수직농장 중심이라면, 호주는 넓은 대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지가 핵심이다. 드론으로 대형 농장을 하루 사이 여러 차례 촬영한 뒤 AI가 병충해를 조기 탐지하고, 토양 센서로 필요한 구역에만 영양을 공급하는 식이다. 호주의 스마트팜은 광대한 농지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호주 농산물은 저화학·친환경(Dechemicalised)을 자랑한다. 컨설팅 기관 사우스폴에 따르면 호주 소비자 76%가 제품 구매 시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스, 울월스 등 호주의 대형 유통사들이 친환경 농가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다.
호주 빅토리아주 트리포드 농장의 레이저 제초 기술이 대표적 사례다. AI가 잡초만 골라 레이저로 제거한 뒤 이를 토양 비료로 활용한다. 농약 사용은 줄이고 토양 건강은 높이는 자연 순환형 스마트팜 모델이다. 호주의 스마트팜은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자연 순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호주 스마트팜 영토는 축산(Animal)으로까지 확장 중이다. 인구가 약 2700만 명 수준의 호주에 서식 중인 양은 호주 인구의 3배 수준인 8100마리. 소는 호주 인구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많다. ‘사람보다 가축이 많은 나라’답게 스마트팜 개념도 축산 분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호주 기업 그레이즈메이트는 AI 드론으로 가축을 유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롱게러농 칼리지 등 교육기관에서도 AI 가축 위치 예측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작물을 넘어 농축산업 전반으로 스마트 기술이 스며들고 있다.
마지막은 생산성(Yield)이다. 호주의 최저임금은 시급 약 2만5000원 수준이다. 인건비 부담이 크다 보니 농축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도입이 빠르다.
농업 솔루션 기업 지티이 그레인텍은 AI로 발아율이 낮은 종자를 미리 걸러내 초기 단계부터 생산성을 관리한다. 인력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떤 기술이든 도입하겠다는 인식이 확산할 만큼 기술 수용성이 높다. 이제 스마트팜은 효율을 넘어 생존 전략이 됐다.
호주의 인사말 G day는 이제 새로운 의미를 담고 있다. 광활한 대지에서 자연과 공존하고,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는 진화의 신호탄이다. 호주 스마트팜 시장이 한국 기업들에 또 하나의 ‘좋은 날(Good day)’을 만들어줄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3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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