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정치적 성격”…이란-뉴질랜드 경기에서 샤 왕조 시절 국기 사용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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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정치적 성격”…이란-뉴질랜드 경기에서 샤 왕조 시절 국기 사용금지

입력 : 2026.06.16 11:35

미국 법원도 “경기장은 사적 장소 아냐”
이란 응원단 “표현의 자유 포기 강요” 반박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뉴질랜드의 경기가 열리기 전 한 이란인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팔레비 왕조 때 사용됐던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또, 이란 당국에 의해 체포된 시민을 석방하는 요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뉴질랜드의 경기가 열리기 전 한 이란인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팔레비 왕조 때 사용됐던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또, 이란 당국에 의해 체포된 시민을 석방하는 요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란의 첫 번째 경기가 15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이란 국기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이란 샤 왕조 때 사용됐던 이란 국기를 사용하겠다고 밝히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치적 성격이라는 이유로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란과 뉴질랜드 경기 시작 불과 몇시간 직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상급법원은 팔레비 왕조 때 사용했던 이란 국기 사용을 금지하는 피파의 조치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국기는 현재와 다르게 사자와 태양 문양이 그려져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 증진을 다루는 비영리기관 ‘자유의 목소리 연구소’와 이란 대 뉴질랜드 경기 관람을 계획 중이던 이란 응원단 샘 케르마니안씨는 지난 11일 고등법원에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팔레비 왕조 시절 이란 국기 사용을 허용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한 커티스 A. 킨 판사는 기각 이유를 “표현의 자유는 지극히 중요하고, 우리 사회의 초석”이라며 “사적 행위나 사유지 내에서의 경우처럼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합리적인 방식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 규정을 변경하는 것에 대한 피해도 우려된다고 킨 판사는 봤다. 또, 입장권이 필요한 경기장은 공원이나 거리 같은 공공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약 2500명의 직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규모 행사를 위해 수 시간 만에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경기장 규정을 변경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라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뉴질랜드 경기 시작 전 내부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뉴질랜드 경기 시작 전 내부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케르마니안을 대리하는 샤로크 모크타르자데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반박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대법원의 판례를 근거로 사업체가 고객에게 행사 참석을 조건으로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도록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월드컵이 피파와 정부 간의 합작 사업으로 경기장은 ‘공공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봤다.

모크타르자데 변호사는 “이란 팬들은 티켓 소지자로 자신의 깃발을 들고 경기에 참석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며 “캘리포니아에는 거대한 이란인 커뮤니티가 있고, 많은 이들이 현재 국기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파가 규정한 경기장 행동 강령에 따르면 정치적, 모욕적, 차별적, 인종, 피부색, 국적, 사회적 출신, 성 정체성, 장애, 언어, 종교 등 차별을 목적으로 하는 문구와 상징을 포함하는 물품은 반입 금지라고 나타냈다.

디 애슬레틱은 “피파가 이슬람 혁명 이전의 깃발이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것으로 간주했다”며 “경기장 보안 요원이 실제로 이 정책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이란 대표팀은 팔레비 왕조의 깃발이 경기장에 등장한다면 뉴질랜드와의 경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한 바 있다. 일부 시위대는 경기장 밖에서 해당 국기를 흔들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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