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앱 사생활 보호 규제 등
회원국 합의 요원해 초안 폐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기술 특허, AI 책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사생활 보호 등 관련 3개 법안의 초안을 폐기했다고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2023년 4월 표준 필수 특허(SEP) 관련 정보비대칭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안을 마련한 바 있다. SEP는 통신, 스마트폰, 컴퓨터, 커넥티드카 등 제조상품에 필수적인 첨단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특허 제도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5세대(5G) 통신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폐기된 해당 규제안은 SEP 보유 기업이 특허 사용의 대가로 요구하는 로열티(사용료)가 적정 수준인지 등 투명성을 개선하는 내용이다. 특허를 둘러싼 분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규제안이 마련됐다.
다수의 SEP를 보유한 핀란드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는 “이 법안은 유럽 기업들이 매년 연구개발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할 유인을 감소시켰을 것”이라며 해당 법안 폐기를 환영했다. 반면 BMW, 테슬라, 구글, 아마존 등이 소속된 공정 표준 연합(FSA)은 “이번 법안 폐기는 SEP 특허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을 기대하는 혁신 기업들에 부정적인 신호”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두 번째 폐기 법안은 지난 2022년 발의된 AI 책임 규제안이다. AI 기술의 개발자나 제공자, 사용자의 과실 또는 부작위에 따른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왓츠앱, 스카이프 등 화상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에 통신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사생활 보호 규제를 적용하려던 온라인 프라이버시 규제 법안도 폐기됐다.
EU 집행위는 해당 법안들이 EU 입법기관과 회원국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