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시험대 오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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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패키징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바로 광(光) 반도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때문이다. 넓은 의미로 '공동패키징광학(CPO)'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패키징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반도체 칩 구조에서 신호 전달 경로는 구리가 주류다. 전기 신호로 주고받는 게 대세여서다. CPO는 이를 빛으로 전환,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고 전력 소모를 낮춘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보다 뛰어난 성능과 전력 효율성이 요구되는데 CPO로 구현한 AI 반도체 칩, 나아가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이 수요를 겨냥한다.

글로벌기업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 초 광 연결 및 레이저 기술 기업 루멘텀과 코히런트에 40억달러를 투자했다. 광 반도체 기술 스타트업 아야르랩과도 협력한다. 차세대 기술을 선점해 AI 시장 주도권을 견고히 하려는 시도다.

반도체 제조업에서는 대만 TSMC가 앞섰다. 독자적인 CPO 기술을 확보하고 주요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했다. 올 하반기 CPO 기술(COUPE)을 양산할 계획이다. 2.5D 패키징 기술로 AI 반도체 제조 시장을 장악했던 TSMC가 CPO로 주도권을 이어가려 한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움직이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해외 기업 대비 참전이 늦은데다 생태계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CPO는 빛 경로인 유리 가공부터 광 전환, 레이저 기술, 접합 등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 구현이 어렵다.

우리는 검사 등 일부를 제외하면 CPO 소부장 역량이 부족하다. 해외 기업은 인수합병(M&A), 투자, 사업협력으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CPO 시장에서 우리는 후발주자다. 이를 인지하고 지금이라도 속도전을 전개해야 한다.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소부장 기업을 발굴, 투자해야 한다. CPO로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을 주도할 삼성전자 역할이 중요하다.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체계를 서둘러 구축하지 않으면 결국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권동준권동준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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