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째 전국 꼴찌.' 대구 경제의 서글픈 성적표다. 통계청이 발표한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지표에서 대구는 1992년 이후 단 한 번도 최하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구는 과거 대한민국 섬유와 제조업의 심장이자 3대 도시로 손꼽혔던 곳이다. 그렇기에 고착화된 저임금 구조와 산업 노후화 속에 무너져 내린 지역의 자존심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정재훈 기자경제가 무너지자 사람도 떠나고 있다. 대구를 빠져나가는 순유출 인구의 90%는 20대 청년층이다. 이같은 현실은 도시 존립을 흔드는 섬뜩한 경고다.
청년은 “대학을 졸업해도 갈 만한 대기업이나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젊고 유능한 인재를 구할 수 없어 고통을 겪는다.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로봇, 미래모빌리티, 헬스케어, 반도체 등 대구의 5대 신산업 분야 중소기업은 더더욱 구인난에 허덕인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이 떠나고, 인재가 없으니 기업이 외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방소멸의 그림자는 어느덧 대구의 턱밑까지 차올랐다.
오는 6월 3일 치러질 지방선거가 대구에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이유다. 쇠락해가는 도시를 심폐소생하고 부활의 불씨를 당길 진정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인공지능(AI)과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 유능한 시장이 와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리더는 간판이나 당적에서 나오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간 특정 정당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오만함이 대구를 회생 불능의 도시로 만든 것은 아닌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대구 경제를 살릴 일꾼에게 필요한 것은 중앙 정치권의 줄 대기가 아니라, 임기 동안 얼마나 대구에 애정을 갖고 지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느냐는 절박함이다. 당과 이념이라는 색안경을 벗고 헌신과 유능함을 먼저 살피는 현명한 선택만이 대구의 미래 100년을 바꿀 수 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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