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개헌'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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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와 더불어 최근 정치권 최대 화두는 '개헌'이다.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기대보다 기시감이 앞선다. 개헌은 늘 출발은 요란했지만, 결론은 번번이 공전이었다. 2018년 정부안과 2020년 국회 발의안 등 굵직한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좌초했다.

여기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국회 재적 3분의 2라는 높은 문턱, 권력구조 개편을 둘러싼 이해 충돌, 선거와 맞물린 정략적 계산이 반복적으로 발목을 잡았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에는 접근법이 달라졌다. 전면 개헌이 아닌 '단계적 개헌'으로 방향을 잡았다. 합의가 어려운 권력구조 개편은 뒤로 미루고,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부터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시한 '개헌의 문을 여는 개헌'이라는 표현은 이번 논의의 성격을 압축한다. 6개 정당이 발표한 공동선언문 역시 각 당이 반대하기 어려운 '저항이 낮은 의제'로 채워졌다.

문제는 이마저 정치 현실의 벽에 막혀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전 개헌 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헌 자체가 아니라 '선거와 결합한 개헌'에 반대한다는 논리다. 개헌이 선거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국민의힘 우려는 일정 부분 타당하다. 그러나 그 우려가 곧장 논의 거부로 이어지면 개헌은 다시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참여 없이는 개헌은 불가능하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현 의석 구조상 국민의힘에서 최소 10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요원하다.

결국 이번 개헌 시도도 '무엇을 바꿀 것인가'보다 '어떻게 합의할 것인가'에 달렸다. 다만 국민의힘이 합의조차 하지 않은 채 선을 긋는다면, 개헌은 시작도 못 한 채 좌초될 것이다.


개헌은 특정 정당의 선택이 아니라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책무다. 그 책임에서 물러서는 순간, 이번 논의는 또 하나의 무산된 시도로 기록될 것이다.

[ET톡] '개헌' 참 어렵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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