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美 팹 투자를 대하는 韓 반도체 장비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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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내 반도체 생산거점을 대거 확충하려는 미국 행보가 매섭다. 인텔·마이크론·글로벌파운드리스(GF) 등 기업들이 오하이오·아이다호·뉴욕·애리조나주 등에 동시다발적 반도체 공장(팹) 건설을 추진한다.

미국 팹 투자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에 경쟁과 현지화 압력을 높이지만, 장비사에는 고객과 매출 기반을 다변화할 기회다. 국내 고객사 중심 매출 기반을 미국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 업계는 현재 미국을 반도체 장비 '블랙홀'이라고 부를 정도다. 대규모 팹을 다수 구축하기 위한 장비 구매량이 엄청나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미콘웨스트 2026'에서 클라크 쳉 SEMI 시장 정보 총괄은 “미주 반도체 장비(12인치 기준) 구매 금액은 올해 181억달러에서 2029년 406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년만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일부 국내 반도체 장비사들은 미국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 공급을 논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팹 투자가 국내 장비사의 신규 사업 기회로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목표는 아시아 등에 내준 반도체 제조 강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고 기술력을 확보한 장비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HBM용 TC 본더와 패키지 절단·검사·선별 통합장비, 감광막 제거용 드라이 스트립, 반도체 마커 등을 눈여겨 본다. 모두 한국산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품목이다.

앞으로도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팹 투자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팹 투자가 늘어난다고 모든 장비사에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과 품질을 실제 공정에서 입증하는 일이다.


한국 장비사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품목을 발판으로 고객과 접점을 넓혀야 한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권동준권동준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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