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한투신탁운용 대표 글 올려
“지금처럼 변동성 크면 매일 손실 늘어나”

국내에서 최초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해 ‘한국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펀드 상품을 운용, 관리하는 자산운용사 수장이 투자 위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투자 자제를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배 대표는 이날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별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2배 상품 성과분석’이란 제목의 글에서 “개별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 대표로서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다”며 “결론은 개별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상품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배 대표는 “시간이 흘러 원주(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초자산)가 제자리에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에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원주의 변동성이 지금처럼 크면 매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했다.SK하이닉스는 올 5월27일 224만3000원에서 이달 16일 184만2000원으로 17.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중 거래량과 운용자산(AUM)이 가장 큰 상품의 손실률은 47.5%에 달했다. 기초자산 하락률의 2배를 단순하게 적용한 이론상의 손실률은 35.8%지만 실제 손실은 11.7%포인트 더 컸다.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도 기대와 다른 성과를 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7.9% 하락했으니 곱버스 상품은 이론적으로 35.8% 수익을 내야 하지만 실제로는 31.1%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레버리지 상품이 하루 단위 수익률을 기준으로 목표 배수를 맞추기 위해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초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릴수록, 복리 효과가 누적되면서 장기 성과는 단순 배수와 점차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배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제가 봤을 땐 투자자들이 계속 (수익률을) 까먹을 것 같아서 개인 포스팅에 남긴 것”이라고 했다. 배 대표는 해당 글이 퍼지자 SNS에서 글을 올린 지 3시간여 만에 삭제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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