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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거래액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지만 증권사들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ETF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하기 위해 수행하는 매매 거래에 부과되는 교육세가 작년대비 6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ETF의 LP란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점 및 가격에 ETF를 매매할 수 있도록 매수·매도호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ETF 거래대금은 총 2760조2540억원이다. 전년 동기(483조4150억원)보다 5.7배나 많은 것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문제는 거래량 폭발이 LP역할을 하는 증권사들이 부담해야 할 교육세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연 수익 1조원 초과 금융사에 대한 교육세 최고 세율을 0.5%에서 1%로 인상한 데다, ‘이익’이 아니라 ‘수익(매출)’ 과세하는 교육세 특유의 원칙 때문에 LP의 세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LP 역할을 하는 증권사들은 ETF 매매를 하는 동시에 위험을 줄이려 주식을 바스켓으로 매매하는 헤지(위험회피) 거래를 병행한다. 이때 ETF 매매로 100만 원의 이익을 보고 헤지 거래에서 100만 원의 손해를 보면 실제 이익은 0원이다. 그러나 현행 교육세는 손익통산이 적용되지 않아 ETF 매매이익 100만원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잡아 세금을 물린다.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의 올 1분기 실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들 증권사가 올해 유가증권 매매로 내야 하는 교육세는 49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4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LP와 시장조성자(MM) 거래의 비중은 약 60%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임원은 “1분기 이후 시장 변동성이 더 커져 내부적으로는 LP 관련 교육세가 전년보다 7배가량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다 보니 일부 증권사에서는 법인세보다 교육세 부담이 더 커지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인 A사가 올해 1분기 LP를 비롯한 유가증권 거래로 납부해야 할 교육세는 68억원으로 법인세 비용(32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과 교수는 “LP에 유동성 공급이라는 공익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손익통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LP처럼 헤지 거래를 하는 은행의 외환·파생거래와도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교육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외환·파생거래에는 손익통산을 허용했다. 당시 세법 논의에 밝은 인사는 “외환거래 활성화를 위해 환헤지 거래를 하는 은행의 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데엔 정부도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는 LP 손익통산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교육세 재원을 활용할 여지가 커 LP 손익통산이 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LP 손익통산이 허용되면 증권사의 총 교육세 납부액이 30% 이상 줄어든다는 추산이 나온다.
심우일 기자 goodwi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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