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V의 주도권 싸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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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펑 둥펑자동차 부사장이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오토 차이나’에 참석해 신형 NX8 모델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우펑 둥펑자동차 부사장이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오토 차이나’에 참석해 신형 NX8 모델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현대차가 중국 내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의 일부 공장 부지를 매각했다. 당시 인수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 ‘리오토’다. 자동차 관련 웹사이트를 운영하던 리샹이 2015년 설립한 신생 전기차 기업 리오토는 경쟁사와 차별점으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이른바 EREV를 내세우며 주목받았다. EREV는 배터리와 내연기관이 결합된 형태지만 내연기관은 바퀴 구동에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전기만 생산하는 발전기 역할을 한다. 지난해 연간 40만6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8.8% 감소했지만 3년 연속 흑자 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갑자기 리오토가 관심을 모은 이유는 둥펑닛산 때문이다. 리오토의 리샹 회장이 공개적으로 둥펑닛산을 강도 높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유는 둥펑닛산이 리오토에 가한 선제 공격 탓이다. 최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8’(사진) EREV를 중국 시장에 공개하며 같은 EREV 파워트레인의 리오토 제품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렸다. NX8과 리오토 L6를 비교 소개하는 과정에서 리오토의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점이 발단이 됐다. 발끈한 리오토는 경쟁사가 댓글 부대를 고용해 자신들의 제품을 비방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사가 이처럼 맞붙은 이유는 중국 내 EREV 시장의 강력한 성장 때문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64만대를 기록한 EREV는 2024년 13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잠시 주춤하며 120만대 정도에 머물렀지만 성장 가능성 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일부 차종은 최장 주행거리 1300㎞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유인하기도 한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가 떨어지면 기름을 태워 전기를 만들지만 오로지 전기로만 바퀴를 구동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전기차의 직전 단계 역할로 주목받는 중이다. 그리고 중국의 상황은 한국에서도 펼쳐질 전망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KG모빌리티 또한 EREV 파워트레인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전기차 초창기 등장했다가 외면받았던 EREV에 완성차기업들이 다시 뛰어드는 이유는 효율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태워 구동에 필요한 동력을 직접 얻는 것보다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처럼 엔진 회전이 달라질 필요가 없어 시내 주행 또는 정체가 많은 곳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물론 고속 주행 때는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승용차 운행이 도심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 선택한 결과다.

EREV의 주도권 싸움, 시작됐다

EREV의 국내 등장 소식이 전해지자 관심은 보조금으로 옮겨 간다. 당연히 제조사는 HEV 및 PHEV보다 많은 지원을 기대하는데 일부 기업은 전기차와 동등 수준의 보조금을 원하기도 한다. 그래야 초기부터 EREV가 하이브리드카를 대체, 조기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동시에 해외에서 중국 EREV와 경쟁하려면 내수에서 일정 부분 판매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EREV에도 보조금을 책정하려면 하이브리드카 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의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 이때 판단 기준은 오로지 효율이다. 결정은 정부의 몫이지만 기름을 한 방울이라도 적게 쓰는 이동 수단에 보조금이 지급되는 게 원론적 기준인 것은 분명하니 말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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