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달군 월마트 드론 의약품 배송 … 韓은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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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후 30분 내 의약품을 배송해주는 인공지능(AI) 드론(월마트), 카메라에 얼굴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상품이 결제되는 계산대(알리바바), 물건을 꺼내는 즉시 자동 측정·결제되는 무인 매장(아마존)….

글로벌 유통사들은 AI·로봇 등 첨단 기술을 앞세워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에 이런 도전은 언감생심이다. 미래 산업은 물론 본업에서조차 까다로운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AI 드론 배송이 대표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는 월마트의 AI 드론이 화제가 됐다. 월마트는 ‘30분 안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AI 드론’을 공개했다. 월마트는 이 서비스를 이미 상용화했으며 이달 미국 50개 주 중 40개 주에서 처방약 배송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사업은 국내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선 배송·판매 품목부터 제한적이다. 편의점들은 5년 전부터 일부 지역에서 드론 배송 시범사업을 추진했지만, 배송 가능 품목은 음식과 일부 생필품 정도다. 도서산간 등에 필수·긴급 의약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것은 실효성이 가장 높은 서비스로 꼽히지만, 국내에선 약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하다.

이 때문에 GS리테일,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관련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글로벌 유통사들이 리테일 테크에 투자하며 미래 유망 산업 선점에 나선 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본업에서조차 규제받고 있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와 SSM이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매달 공휴일 중 이틀은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하고, 영업시간 외엔 새벽배송도 할 수 없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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