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결국 우연과 필연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모든 만남과 선택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져 있다는 것. 일상의 작은 인연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낯선 사람과 우연히 마주친 짧은 순간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 당시에는 별 의미 없어 보였던 대화 한마디가 시간이 지나 뜻밖의 연결고리가 되고, 서로 무관해 보였던 사건들이 어느 순간 하나의 이야기로 맞물린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 같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그런 우연을 믿고 싶어 한다.
일본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는 특유의 방식으로 그 우연을 직조한다. 평범해 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자의 선택과 행동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연결되고, 독자는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이야기의 긴장감은 거대한 사건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인연에서 만들어진다.
이 작품의 매력은 마지막 반전을 향해 달려가는 데만 있지 않다.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사소한 행동, 무심코 지나칠 법한 장면들까지 모두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익숙한 일상을 무대로 삼으면서도, 그 안에 유머와 긴장, 따뜻함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그래서 독자는 한 장면을 지나칠 때마다 ‘혹시 이것도 나중에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된다.
일상을 지배하는 크고 작은 편향
『AI조차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채용 공고를 검토하던 AI가 남성 지원자를 여성 지원자보다 더 높게 평가하거나, 얼굴 인식 기술이 특정 인종을 다른 인종보다 더 자주 오인하는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됐다. AI는 감정, 선입견이 없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학습 데이터에 담긴 인간 사회의 편견을 그대로 학습하면서 오히려 그것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기계는 객관적이다’라는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이유다. 이 책은 이런 사례를 출발점으로 삼아 편향의 본질을 설명한다.
저자는 문제를 AI 기술 자체에서만 찾지 않는다. AI가 인간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이상, 사회에 존재하는 고정관념과 편견 역시 함께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AI의 편향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인간의 사고방식을 들여다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뉴스 소비, SNS 알고리즘, 확증편향, 첫인상 효과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반복하는 판단의 오류는 분명 존재한다.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편향은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고 점검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 AI 시대엔 어떤 정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앞에 도착했는지 한 번 더 질문하는 태도, 그리고 자신의 판단 역시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가야말로 가장 중요한 리터러시임을 일깨워준다.
[글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8호(26.07.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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