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미국에서 열린 바이오산업 행사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투자사를 상대로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현지 진출 논의를 구체화했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6’(BIO USA)에 서울 소재 바이오 창업기업 8개사의 참가를 지원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바이오허브에 따르면 참가기업들은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북미 투자사 등을 상대로 110건 이상의 사업개발 미팅을 진행했다.
방사성의약품과 항암제를 개발하는 브이에스팜텍은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기업과 항암제 개발사, 투자사 등을 상대로 20여 건의 미팅을 했다. 일부 파트너사와는 비밀유지계약 및 기술자료 교환을 바탕으로 후보물질에 대한 사전 검토를 진행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한 대형 제약사와는 투자 및 기술이전 협력 의사를 확인하고 협상 시한을 오는 12월로 정했다. 초기 개발 단계 후보물질에 관심을 보인 기업들과도 기술이전 가능성을 논의했다.
재조합 콜라게나아제 치료제를 개발하는 코넥스트는 주력 후보물질 ‘CNT201’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협의를 진행했다. CNT201은 손바닥 근막이 두꺼워지면서 손가락이 굽는 듀피트렌 구축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코넥스트는 2026년 4분기로 예정된 임상 2상 주요 결과 도출 일정과 후속 적응증 개발 계획을 글로벌 제약사에 공유했다. 한 글로벌 제약사와는 주요 결과 도출 일정에 맞춰 후속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기술실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희귀 섬유화 질환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려는 제약사들의 전략과 코넥스트의 적응증 확장 계획이 맞물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큐어버스는 중추신경계와 항암 분야 후보물질을 앞세워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투자사 등을 대상으로 25건가량의 파트너링 미팅을 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CV-01’은 이탈리아 안젤리니파마에 기술이전한 뒤 국내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중국 지역 파트너를 물색했다.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V-02’는 복수의 글로벌 기업과 기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거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항암 후보물질 ‘CV-03’은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 가능성과 후속 협의 일정을 논의했다. 차세대 타우 단백질 응집 억제제 ‘CV-T’의 최신 연구 결과도 공유했다.
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설계기업 갤럭스는 자체 플랫폼 ‘갤럭스디자인’을 활용해 도출한 최신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행사 첫날 열린 부대행사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협업 사례를 발표하며 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알렸다.
행사 기간에는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한 기업들과 30건 이상의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 공동연구와 기술협력, 사업개발 등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의료기기기업 일렉셀은 미국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회사에 따르면 일반 상처용 패치 제품군에 대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의 1등급 의료기기 등록 절차를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내 대형 유통망을 보유한 현지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텍사스 메디컬센터의 창업보육기관인 이노베이션 팩토리 입주도 확정했다. 일렉셀은 올해 3분기 텍사스주 휴스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임상 네트워크 구축과 만성 상처 치료 의료기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스트로젠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제 ‘AST-001’과 교모세포종 치료제 ‘AST-035’를 중심으로 20건 이상의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다. AST-001은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아스트로젠은 올해 초 중동·북아프리카 16개국을 대상으로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제약사, 투자기관을 상대로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을 논의했다.
후속 후보물질 AST-035는 특정 단백질을 분해하도록 유도하는 CRBN 기반 분자접착분해제다. 회사는 전임상 연구에서 항암 효과를 확인했으며, 단백질체 분석을 통해 새롭게 분해되는 표적 후보를 발굴해 후속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을 논의하는 동시에 미국 식품의약국과의 임상시험계획 제출 전 사전미팅과 미국 임상 1상도 준비할 계획이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참가기업들이 현장에서 시작한 협의를 기술이전과 투자 유치 등 실제 거래로 연결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투자진흥재단과 함께 기업별 기술 수준과 사업화 목표에 맞춰 영문 기업설명 자료 작성, 잠재 협력사 발굴, 사전 온라인 미팅 등을 지원했다.
서울바이오허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한 기술 탐색 대상에서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현장에서 시작된 논의가 공동개발과 투자, 기술이전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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