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세계 폐암 치료를 위한 기준 치료제(백본)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유럽폐암학회(ELCC)를 통해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활용한 환자에게 폐암이 재발했을 때 다른 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는 방식의 후속 임상시험 데이터 등을 대거 공개하면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ELCC에서 타그리소 관련 네 건의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다.
이 중 두 건의 임상 연구는 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쓴 뒤 암이 재발한 환자에게 타그리소와 다른 항암제를 병용 투여한 2상 임상시험이다. 타그리소가 폐암 분야에서 글로벌 백본 치료제인 만큼 다양한 신규 후속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타그리소와 MET 표적항암제인 오파티스를 함께 투여한 임상시험 '사바나'가 그 중 하나다.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사용한 뒤 질병이 진행한 MET 과발현 EGFR 변이 환자에게 타그리소와 오파티스를 함께 투여해 객관적 반응률(ORR)이 56%로 확인됐다. 반응 지속 기간(DoR) 중앙값은 7.1개월, PFS 중앙값(mPFS)은 7.4개월로 나타났다.
타그리소와 TROP2 표적 항체약물 접합체(ADC)인 다트로웨이를 활용한 임상시험 '오차드' 2상 결과도 공개된다. 4mg/kg과 6mg/kg 용량의 다트로웨이를 타그리소와 병용 투여한 환자의 ORR은 각각 43%, 36%로 나타났다. 고용량 투여군(6mg/kg)의 PFS 중앙값은 11.7개월, 9개월 시점 지속 반응율은 64%였다.
수술이 힘든 3기 EGFR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타그리소를 투여해 약효를 평가하는 임상 3상시험(라우라)의 추가 데이터도 나왔다. 앞서 PFS는 유효성을 입증해 시판 허가 받았다.
이번 학회에서 해당 임상시험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타그리소군에서 58.8개월로 위약군 54.1개월보다 길었다는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위약군의 78%가 암이 진행한 뒤 타그리소로 교차 치료를 받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결과라고 의료계에선 평가했다.
타그리소와 화학항암제를 병용 투여한 임상(플라우라2) 3상 시험의 후속 데이터도 학회에서 공개된다. 타그리소와 화학 항암제(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를 병용 투여한 뒤 재발해 유지 치료를 한 환자들에게서 PFS 연장 효과를 입증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다.
안명주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폐암 환자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생존 기간 연장뿐 아니라 치료 중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ELCC에서 발표된 절제 불가능한 3기 환자 대상 생존 연장 경향과 진행성 환경에서 질병 진행을 관리할 수 있는 병용 요법의 유망한 데이터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타그리소가 효과적이고 안전한 데다 편리한 치료 옵션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