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등에 AMD의 헬리오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헬리오스를 활용해 최첨단 AI 모델, 애저 AI 서비스 등 AI 추론이 필요한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MD의 헬리오스는 CPU, GPU, 네트워크 장비 등을 하나의 캐비닛에 통합한 랙 시스템이다. 일종의 AI 슈퍼컴퓨터를 ‘통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그레이스 블랙웰’, ‘베라 루빈’과 같은 시스템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AMD는 이날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고객사에 헬리오스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AMD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단품 중심의 사업을 맡아왔기 때문에 엔비디아와 사업적으로 크게 부딪힐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헬리오스 계약을 계기로 엔비디아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서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AMD가 엔비디아의 독주를 견제할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헬리오스의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AI의 연산 처리 단위인 ‘토큰’ 당 처리 비용이 헬리오스가 더 낮다는 것이다. 답변을 내놓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업무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현실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토큰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기업들은 이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직원들의 토큰 사용량을 제한하고, 가장 저렴하게 토큰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제는 기업들이 AI 시스템의 연산 성능만큼이나 비용 효율성도 중요하게 따지는 것.
현재 AI 데이터센터 GPU 시장의 95%는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다. AMD는 약 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헬리오스를 통해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럼의 대니얼 뉴먼 CEO는 “AMD가 향후 시장 점유율을 20~25%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매출에 해당한다”고 했다.
엔비디아와 AMD의 경쟁은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HBM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AMD의 차세대 가속기용 6세대 HBM(HBM4)의 우선 공급사로 선정된 상황이며, 엔비디아 베라 루빈용 HBM4를 양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 베라 루빈용 HBM4를 공급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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