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 규모, 사상 최대인 2021년 육박
골드만삭스, 월가 역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M&A 자문 1조달러 돌파
AI 투자 경쟁·규제 완화 등이 자극
에너지·미디어 등서 초대형 거래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판을 바꾸면서 ‘AI발 M&A 슈퍼사이클’이 몰아치고 있다. 기업들이 AI 시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핵심 기술과 인재, 인프라 확보에 나서며 올해 글로벌 M&A 규모가 이미 약 40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M&A 시장에서 누적 자문 거래 규모가 1조달러(약 1370조원)를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Dealogic) 집계 기준으로 반기 M&A 자문 규모가 1조달러를 넘은 것은 월가 역사상 처음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M&A 리그테이블 1위를 유지하며 제이피모건과 모건스탠리 등을 제쳤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AI와 전략적 통합이 산업 전체를 재편하면서 올해 글로벌 M&A 규모가 이미 2조6000억 달러(약 3900조원)를 넘어섰다”며 “우리는 혁신 슈퍼사이클 속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M&A 시장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이었던 2021년(약 5조 달러)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기업들이 저금리 자금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선 바 있다.
이처럼 올해 M&A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으로는 AI 투자 경쟁과 규제 완화, 사모펀드(PE)의 자금 회수 수요가 꼽힌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초대형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발표된 미국 최대 신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 Energy)의 도미니언에너지(Dominion Energy) 인수다. 거래 규모는 668억달러로 올해 최대 M&A 중 하나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발전 및 송전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AI 산업의 성패가 결국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전력 확보 전쟁’의 상징적인 거래로 평가된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Shell)은 캐나다 천연가스 생산업체 ARC리소시스(ARC Resources)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거래 규모는 164억달러 수준이다. ARC리소시스는 캐나다 서부 지역의 주요 천연가스 생산기업으로, 셸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을 강화하고 북미 가스 자산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천연가스의 전략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셰일업계에서는 데번에너지(Devon Energy)와 코테라에너지(Coterra Energy)가 약 15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완료했다. 데번에너지는 미국 대표 셰일오일 생산업체이며, 코테라는 천연가스와 원유 생산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생산 규모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미국 미디어 기업 폭스(Fox)는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로쿠(Roku)를 인수한다고 15일 밝혔다. 인수 규모는 약 220억달러로, 뉴스와 스포츠 콘텐츠를 보유한 전통 미디어 강자인 폭스가 미국 최대 TV 스트리밍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로쿠를 인수해 넷플릭스,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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