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구현한 액션신은 일단 합격···정작 이야기는 빈약한 ‘중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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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국내 첫 상업 장편영화 ‘중간계’가 15일 CGV에서 단독 개봉하며,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재범이 저승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액션 활극으로, AI 기술이 크리처 디자인과 주요 액션 장면에 적용되었다.

하지만 서사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있으며, 감독은 후속작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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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이승-저승 사이 ‘중간계’ 그려
AI 적용된 액션신은 준수하나
크리처·등장인물간 구조 빈약
“AI, 상업영화로는 중요한 시도”

영화 제작에서 기술은 위험한 도구다. 제대로 기능하면 서사를 살린다. 어설프면 몰입을 해쳐 이야기를 죽인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란 첨단 기술도 스크린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생성형 AI를 적용해 제작한 61분짜리 국내 첫 상업 장편영화 ‘중간계’가 무거운 질문을 품은채 15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범죄도시’ ‘카지노’ ‘파인: 촌뜨기들’ 등의 흥행 영화·드라마를 선보인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각본은 그가 데뷔작을 염두에 두고 써둔 ‘뫼비우스’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2019년 ‘롱리브더킹’ 이후 약 6년만에 AI와 함께 돌아온 강 감독의 영화를 지난 13일 용산CGV에서 열린 시사회 현장에서 먼저 살펴봤다.

필리핀에서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수사당국에 붙잡힌 재범(양세종 분)이 모친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를 비호하는 국정원 요원인 장원(변요한 분)과 법의 심판대에 올리려는 형사 민영(김강우 분), 장원의 동생이자 여배우 설아(방효린 분), 방송국 PD 석태(임형준 분)는 모두 다른 목적을 품은채 식장에서 만난다. 갑작스럽게 타 범죄조직에 납치되는 재범을 자동차로 추격하던 이들 4명은 사고로 인해 이승도 저승도 아닌 중간계에 갇힌다.

중간계에 들어온 이들은 호랑이·돼지 등 12지신의 모습을 한 저승사자에 쫓긴다. 생년 띠에 맞춰 떠도는 영혼을 ‘전담마크’하는 저승사자를 피하기 위해 4명은 서울 안국역, 조계사, 광화문광장을 차례로 내달린다. 조계사에서는 사천왕이 그들을 구해주고, 광화문광장에서는 염라대왕에 해태가 맞선다. 등장인물간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전반부 20분을 할애한 영화는 40분간 쫓고 쫓기는 액션 활극으로 이어진다.

‘국내 최초 AI 활용 장편 영화’란 수식어에 걸맞게 12지신 저승사자, 사천왕, 해태, 염라대왕 등 크리처 디자인과 액션신 대부분에 생성형 AI가 적용됐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연기한 촬영분과 AI 영상을 합성하는 방식이다. 배우들이 현장이 아닌 실내 스튜디오에서 그린스크린으로 먼저 연기한 뒤 컴퓨터그래픽(CG)을 합성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르다. 차량 충돌신과 크리처간 격투 장면은 실사와 AI 기술이 만나 구현됐으며, 특히 영화 말미에 염라대왕과 해태간 대결로 광화문광장이 내려앉고 세종대로에 도열한 건물이 차례로 붕괴하는 장면은 AI 기술만 적용됐다. AI 영상 특유의 ‘일그러짐’이나 낮은 해상도, 부족한 디테일이 없진 않으나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를 관람한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영상의 퀄리티가 CG로 구현된 것 못지 않게 나왔다”라며 “AI를 제작에 활용한 건 상업 영화로서는 중요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다만 AI로 액션을 구현하는데 치중한 나머지 빈약해진 서사는 약점이다. 저승사자·염라대왕과 사천왕· 해태가 편을 먹은듯 서로 대립하지만 영화는 이유를 내비쳐주지 않는다. 재범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얽힌 인물들간 유착과 갈등 구조도 얇은 윤곽만 드러낸 정도다. 기술이 받쳐줄 서사가 충분치 않았던 셈이다. 강 감독도 이날 시사회에서 “서사라기보다 중간계라는 공간에서 긴박감, 긴장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롤러코스터를 태워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러닝타임이 한시간 남짓한 한계도 있지만, 빈약한 서사속에 펼쳐지는 액션도 크리처의 등장과 인물들의 줄행랑이 반복되는 구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결말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뒷맛이 개운치 않게 하는 요소다. 강 감독은 이를 의식한듯 후속작을 예고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며 긴 시간의 영화를 만들기에는 여러 여건 상 쉽지 않았다”며 “2편도 계획이 있고 시나리오도 이미 다 써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화 ‘중간계’ 스틸컷. [포엔터테인먼트]

영화 ‘중간계’ 스틸컷. [포엔터테인먼트]

영화 ‘중간계’ 스틸컷. [포엔터테인먼트]

영화 ‘중간계’ 스틸컷. [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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