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직접 쇼핑…결제망 변화 요구
카드·SWIFT망, 소액·고빈도 자동결제 ‘한계’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레일 부상
“이번 주 안에 가장 저렴한 러닝화를 알아서 구매해 줘.”
사용자의 이 한마디면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수십 개의 쇼핑몰을 돌며 가격을 비교하고 쿠폰을 적용한 뒤 스스로 결제까지 마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용자의 주의(Attention)를 끌어 구매를 유도하던 기존 이커머스 시대를 넘어, 사용자의 의도(Intention)를 AI가 직접 실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처럼 결제 버튼을 한 번 누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상품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호출하며 초소액 결제(마이크로페이먼트)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15일 쟁글 리서치에 따르면 기존의 신용카드나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정) 중심의 결제 레일은 에이전틱 커머스가 요구하는 ‘조건부·초소액·고빈도’ 결제를 감당하기에 구조적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이다. 건당 0.05달러(약 70원) 수준의 재고 조회 API를 AI가 호출할 경우, 기존 카드 결제망에서는 건당 최소 고정 수수료(약 0.15달러)가 결제 금액을 초과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사실상 거래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구조다.
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경우, 건당 수수료가 0.0005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소액 결제의 경제성이 확보된다.
해외 송금과 B2B 정산에서도 기존 레일의 비효율성이 지적된다. SWIFT 송금은 대체로 하루 안에 처리되지만 중개 은행을 거치며 발생하는 예외적인 지연이나 상태 불확실성은 ‘코드’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의 전체 워크플로를 마비시킬 수 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초~분 단위로 정산을 확정 지어 불확실성을 원천 차단한다.
이미 글로벌 결제 거인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비자(Visa)는 내년 4월 AI 에이전트 전용 결제 인프라 구축을 선언했으며 글로벌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Stripe) 역시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정산 경로를 전 세계 101개국에 개방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만능은 아니다. 발행사 리스크, 플랫폼이 짊어져야 할 자금세탁방지(AML) 등 컴플라이언스 부담, 약한 소비자 보호 장치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쟁글 리서치는 “국내 단순 결제는 수수료가 저렴한 은행의 오픈뱅킹 이체나 카드망이 여전히 유리하다”며 “결국 미래의 에이전틱 커머스 환경에서는 특정 결제망의 독점이 아닌, 마이크로페이먼트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일상 결제에는 기존 망을 병행하는 ‘최적의 조합’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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