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 급락 … 외국인 1.8조 순매도
기대 못미친 매출이 빌미
"물량보다 가격상승 의존
사이클 후기 징후로 해석"
롤러코스피 7600선까지 밀려
서킷브레이커 올해만 6차례
7일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전 세계 1위 영업이익 달성이 기대된다는 대형 호재를 발표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들이 이날 하루에만 1조8000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6.92% 내린 29만6000원으로 장을 마쳐 30만원 선을 밑돌았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코스피도 5% 가까이 급락하며 7600선까지 밀렸다.
올 들어 삼성전자에 대해 매도 공세를 이어온 외국인들은 이날까지 총 88조5373억원 규모 주식을 팔아치웠다. 월별로 봤을 때 4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연초 52.37%에서 46.69%까지 낮아졌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는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의 지속가능성과 강도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속도 조절에 따른 AI 투자 둔화 우려는 글로벌 반도체 주가 부진 이유로 꼽히는데 이번 삼성전자 실적 발표도 그와 관련한 우려감을 해소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으로 컨센서스(전망치)였던 86조원을 웃돈 상황이지만 매출은 171조원으로 컨센서스인 174조원을 밑돌았다.
메모리 가격(P) 급등에 따른 이익 증가지, 판매량(Q)이 이끄는 외형 성장이 아니었다는 점이 이날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최근 삼성전자 실적 호조를 물량 증가가 아닌 가격 상승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후기 사이클의 징후로 해석했다"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반도체 업종 이익 추정치 모멘텀 둔화를 경고하자, 그간 급등에 부담을 느낀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에 의존하는 반도체 산업이 빅테크 투자 속도 조절에 실적 기대가 정점을 찍고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달 말부터 이어지는 빅테크 실적 발표와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에 투자 금액이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사실상 반도체 투입량은 감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6일(현지시간) 반도체 중심의 좁은 상승장이 마무리되고 시장 주도주가 점차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반도체 비중 축소를 권고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종 모멘텀이 정점을 통과했다"며 "반도체보다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의견도 내놨다.
지난달 말 마이크론이 85%의 영업이익률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 애플이 바로 메모리 가격 부담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과거엔 높은 영업이익률이 주가 상승 모멘텀이었지만 이제 가격 인하 압박이나 국내외 투자 확대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높은 실적만으로는 AI 투자 사이클 피크아웃 우려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따라서 오는 30일 예정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발표하는 메모리 수급 전망이나 장기계약 내용이 주가 턴어라운드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중 삼성전자의 차익실현 매물이 반도체 업종 주가와 지수를 끌어내리자 코스피는 '패닉셀'이 대거 나오며 한때 7389.22까지 하락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금융투자의 매수 증가가 지수 낙폭을 줄이며 전일 대비 4.91% 하락한 7656.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6.92% 하락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는 6.06%, SK스퀘어는 9.3% 하락했다. 일본 키옥시아홀딩스는 11.26%나 떨어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낙폭이 과도한 수준으로 확대됐다"면서 "코스피 7430 수준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6.43배로 극단적 저평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PER은 6.3배로 마이크론의 13.4배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높은 반도체 비중과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코스피 변동성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서킷브레이커는 12회 발동됐는데 그중 6월 이후에만 4차례 나왔다. 올 들어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32번이나 되며 7월 5거래일 동안 이미 3차례나 나왔다. 글로벌 증시가 안정된 상황에서 유독 코스피만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다.
[김제림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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