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세상의 모순과 불합리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한다.”(이진수 주중국한국대사관 과기정통관)
“중국은 막강한 창업 생태계와 거대 소비 기반을 갖춘 포기할 수 없는 시장.”(황재원 코트라 중국본부장)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의 우수 스타트업이 한 자리에 모이는 ‘KIC중국 창업대회’가 20일 베이징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형 창업기업 육성 기관인 글로벌혁신센터(KIC중국)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4번째다.
이진수 주중한국대사관 과기정통관은 이날 축사에서 “스타트업은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씨앗으로 창의적인 접근 방식과 도전 정신이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 과기정통관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혁신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면서 “이런 창업대회가 그런 기회의 통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모두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다만 그 규모 면에서 중국이 크게 앞서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의 수는 20여 개인데 비해 중국은 300개가 넘는다. 올해 중국의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만 8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첨단 산업 투자를 위해 200조 원 규모의 창업 투자 펀드 조성 계획도 6일 밝혔다.축사에 나선 황재원 코트라 본부장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우리 기업들에게 위협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펀드나 정부 지원금은 중국 기업들을 위한 것이지만, 그 외에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를 포함한 창업 지원 시스템은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황 본부장은 “좋은 기술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이외에도 의료, 바이오, 건강식품 등 실버 산업에도 기회가 많이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두 차례의 사전 서류 심사를 거쳐 선발된 11개 기업이 결선을 진행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AI 관련 분야와 바이오, 신소재, 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참여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이진수 과기정통관과 문은혜 코트라 부관장 등 정부 관계자 외에도 이영훈 부력그룹투자기금 한국총책임자, 김지수 한국투자파트너스 본부장, 천차오 중국국가기술거래시장 총경리 등 실제 투자업계 인사들도 포함됐다.
심사위원들은 참여한 스타트업들에 대한 심사를 위한 질문 외에도 중국 진출과 관련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지수 본부장은 “중국은 PCB 검사 분야 기술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며 내부 경쟁도 심한 편”이라며 “중국 기업들과의 많은 접촉을 통해서 어떤 기술이 중국 시장에서 먹힐지 등을 미리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행사를 주관한 KIC중국의 김종문 센터장은 “KIC중국이 지원하는 창업기업 수가 100여개로 지난해 기준 투자 유치 금액도 천만 달러를 처음 넘었다”면서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시하여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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