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경기 만에 경질'…K리그1, 사령탑 잔혹사 또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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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개막 9경기 만에 박창현 감독과 결별
초반 2승 1무 후 6연패 수렁... 11위로 추락
다른 하위권 팀들도 감독 교체 카드 만지작

  • 등록 2025-04-14 오후 4:36:34

    수정 2025-04-14 오후 4:36:34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K리그1 무대에 감독 경질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박창현 전 대구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는 13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8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울산HD에 0-1로 패한 뒤 박창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대구는 “울산전이 끝난 뒤 박 감독과 면담을 진행했고 상호 합의로 사퇴하기로 했다”며 “최근 성적 부진과 팀 분위기 회복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축구계에 대구와 박 전 감독의 동행이 위태롭다는 건 익히 알려졌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1부리그에 잔류한 대구는 변화를 꾀했다. 오랫동안 기반이 됐던 백스리 시스템 대신 백포로 전환했다. 개막 후 2연승과 함께 3경기 무패(2승 1무)를 달릴 때만 해도 변화는 적중하는 듯했다.

시즌 초 돌풍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했던 대구는 점차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지난달 8일 4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 패배를 시작으로 내리 5연패를 당했다. 여기에 박 감독의 거취가 달렸던 울산전에서도 지며 6연패의 비극을 맞았다.

경기 후 대구 팬들은 박 감독을 향해 사퇴를 촉구했고 그는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로 이별을 암시했다. 박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여섯 번이나 졌는데 무슨 염치가 있겠느냐”고 말했고, 결별 발표가 나왔다.

대구FC 성적을 비판하는 팬들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순위표 상단에 있던 대구(승점 7·9득점)는 2승 1무 6패로 어느새 11위까지 추락했다. 파이널B에 속하는 7~12위 팀보다 한 경기 더 치렀으나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최하위 수원FC(승점 7·6득점)와 승점은 같으나 다득점에서 한발 앞섰다.

K리그1은 12위가 2부리그로 자동 강등된다. 10위와 11위는 각각 K리그2 PO 승자와 K리그2 2위 팀과 승강 PO를 거쳐 1부리그 잔류 여부를 가린다. 12개 팀 중 최대 3개 팀이 강등될 수 있는 잔혹한 확률의 생존 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올해 대구가 가장 먼저 칼을 빼 들었다면 지난 시즌에는 전북현대였다. 전북은 지난해 4월 6일 리그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으로 최하위에 처지자 단 페트레스쿠 감독과 동행을 마쳤다. 약 2주 뒤인 4월 19일에는 대구 최원권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후임이 박 감독이었으나 약 1년 만에 다시 떠났다. 지난해 5월 21일에는 대전이 이민성 감독과 결별했다.

한 팀이 사령탑 교체를 선택하면 다른 팀도 차례로 교체를 결정하는 식이다. 강등권 팀들은 현 체제에 믿음을 보내면서도 타이밍을 놓치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기에 머릿 속이 복잡하다.

축구계 관계자는 “최하위 수원FC부터 생존권인 9위 FC안양의 승점 차는 2점밖에 나지 않는다. 6위 전북과의 승점 차도 5점에 불과하지만, 대구는 최근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다”며 “대구가 먼저 승부수를 띄웠기에 다른 하위권 팀들도 교체 카드를 만지작 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감독과 결별한 대구는 당분간 서동원 수석코치가 임시로 감독 업무를 맡는다. 대구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 팀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후임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북을 이끌었던 단 페트레스쿠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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