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G 중 무실점이 한 번뿐' KBO 장수 외인 심상치 않다, 규정 이닝 선발 ERA도 꼴찌에서 4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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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윌리엄 쿠에바스.

대표적인 KBO 리그 장수 외인이자 KT 위즈 터줏대감 윌리엄 쿠에바스(35)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반등하나 싶더니 또다시 부진을 이어가며 어느덧 평균자책점(ERA)이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쿠에바스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더블헤더 1차전에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3볼넷 2몸에 맞는 볼) 2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3패(2승)를 떠안았다.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잠시 4점대로 내려왔던 평균자책점도 두 경기 연속 4실점에 5.23까지 치솟았다.

KT도 쿠에바스의 부진에 초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5-8로 패배, 더블헤더 2차전도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18승 3무 20패로 5할 승률에서 한층 더 멀어졌다.

이날 쿠에바스는 매 이닝이 위기였다. 1회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나승엽에게 땅볼 타점을 허용했다. 뒤이어 전준우에게 던진 시속 142km 초구 직구가 좌측 담장 밖으로 넘어가며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2회에는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을 주며 득점권 찬스를 내줬다가 간신히 막았다. 3회에는 또 한 번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하고 전준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4회 무사 1루에서도 3루수 황재균이 윤동희의 땅볼 타구를 병살로 만들어주며 도왔으나, 곧바로 고승민에게 3루타를 맞았다. 황재균이 또 한 번 레이예스의 파울 타구를 직접 잡지 않았다면 실점이 이어질 수 있었다. 5회에도 2사에서 손호영에게 좌전 안타에 이은 2루 도루로 득점권 주자를 허용했다가 유강남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이날 쿠에바스는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37구, 커터 21구, 스위퍼 15구, 체인지업 11구, 투심 패스트볼 9구로 총 93구를 던졌는데 모든 구종이 롯데 타자에게 커트 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3년간 롯데를 상대로 5경기 평균자책점 3.15로 강한 편이었음에도 위력적인 구위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지난달 29일 두산을 상대로 좋은 기억을 떠올린 것과 또 달랐다. 4월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4이닝 10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던 쿠에바스는 그다음 경기인 4월 29일 두산에 6이닝 무실점 7탈삼진을 기록하며 올 시즌 첫 무실점을 기록했었다.

그러면서 쿠에바스의 시즌 성적은 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5.23, 51⅔이닝 29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7, 피안타율 0.275가 됐다. 9경기 중 무실점 경기는 4월 29일 두산전 단 한 차례로, 세부 지표에서도 좋은 점이 보이지 않는다. 부진을 거듭한 끝에 평균자책점은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30명 중 27번째다.

강력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는 KT 로테이션에서도 쿠에바스의 성적은 유독 튄다. 새로 합류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2승 2패 평균자책점 1.95로 새 에이스 자리를 꿰찼고,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최근 2경기 연속 부진에도 2승 3패 평균자책점 3.10을 마크 중이다. 2001년생 동갑내기 소형준과 오원석은 각각 평균자책점 2.81과 2.40으로 원투펀치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7시즌을 함께하며 쿠에바스와 정이 든 KT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쿠에바스는 2019년 KT에 처음 합류한 뒤 올해로 벌써 KBO 7년 차를 맞았다. 강력한 이닝이팅과 중요한 경기에서 임팩트 있는 퍼포먼스로 부상으로 이탈했던 2022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성적은 31경기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압도적이진 않았다. 두산과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6이닝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KBO 최초 5위팀의 업셋을 이뤄냈다. KBO 통산 성적은 140경기 54승 38패 평균자책점 3.84, 825⅔이닝 673탈삼진.

내년에도 KBO 생활을 이어간다면 쿠에바스는 더스틴 니퍼트, 헨리 소사와 함께 역대 최장수 외국인 투수 공동 1위에 오른다. 과연 쿠에바스는 반전투로 그 희망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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