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홍창기가 13일 잠실 키움전 9회말 2사 만루에서 수비 도중 김민수와 부딪혀 쓰러졌다. 구급차가 들어왔고 동료 선수들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수훈 선수와 사령탑 모두가 충격에 인터뷰를 고사했다. 8일 만에 리그 공동 1위로 다시 올라섰건만, LG 트윈스는 KBO 출루왕 홍창기(31)의 부상에 웃지 못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13일 잠실 키움전이 종료된 늦은 밤 "홍창기 선수는 왼쪽 무릎 부상이다. 결과 및 세부적인 내용은 추가 검사를 통해 늦게 확인될듯해 14일 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LG는 오스틴 딘의 멀티 홈런과 폭발적인 타격에 힘입어 키움에 9-6으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그러면서 27승 14패로 같은 날 두산에 패한 한화(27승 14패)와 동률을 이루며 5월 6일 이후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경기 막판 발생한 홍창기의 부상에 이날 경기장에 모인 1만 8080명의 관중이 모두가 쉽게 웃지 못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LG가 9-6으로 앞선 9회초 2사 만루에서 키움 박주홍이 때린 2구째 공이 우측 외야 파울 라인 너머로 향했다. 이 공을 잡기 위해 대수비로 들어온 1루수 김민수와 우익수 홍창기가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김민수가 슬라이딩으로 잡으려 했으나, 공을 놓쳤고 홍창기는 그런 김민수를 피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김민수가 본인도 모르게 홍창기의 왼쪽 무릎에 부딪혔다.
이 시점에서 이미 홍창기의 표정은 심상치 않았다. 홍창기는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쓰러지면서 동시에 손을 흔들어 교체를 요구했고, 이내 의료진이 달려가 상태를 확인했다. 곧이어 구급차가 들어와 홍창기를 들것에 실었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홍창기의 자리에 최원영이 대수비로 들어가고 박주홍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경기가 마무리됐다.
경기장은 어수선했다. 팬들은 걱정된 마음에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고 수훈 선수로 선정된 오스틴은 방송과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해 인터뷰를 거절했다. LG 염경엽 감독 역시 승장 코멘트를 거절했다가 기본적인 멘트를 남겨 예의를 지켰다.
그만큼 모두가 놀란 장면이었다. 지난 주말 대구 삼성전 스윕으로 기세를 올린 LG는 이틀 만에 마무리와 주전 외야수를 모두 잃었다. 경기에 앞서 지난 주말 이틀 동안 3연속 세이브를 거둔 장현식(30)이 오른쪽 광배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최소 4주 결장이 예상돼 한동안 집단 마무리 체제를 예고한 상황에서 홍창기까지 이탈하게 된 것.
더욱이 홍창기는 이날 시즌 첫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한 것을 비롯해 5월 타율 0.368로 살아나고 있어서 안타까움이 더했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도 "홍창기와 문성주의 타격감이 조금 살아나면서 팀에 숨통이 트였다. 둘이 쳐야 게임이 된다"고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었다.
그러나 팀의 주축인 홍창기마저 불의의 부상으로 한동안 이탈이 예상되면서 LG는 시즌 운영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