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6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났다. 증가 규모는 작년 10월 이후 최대다. 시중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4조2000억원 불어났다. 신용대출 증가폭은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약 6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월말에 주택담보대출 실행이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 전체 증가폭은 6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올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월간 증가폭은 작년 10월(6조5000억원) 이후 최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선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거라고 기대하는 수요와, DSR 3단계 시행 이전에 대출을 실행해 부동산 구입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증시 호황 속 공모주 청약 일정 등에 따른 자금 수요로 신용대출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5746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815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폭 기준으로는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로 최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코인 시장 투자를 위한 수요가 늘었고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2956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2108억원 불어났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은 4월보다 3조1527억원 늘었다. 당국은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추가 ‘핀셋 규제’를 단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업대출도 크게 늘어나며 5대 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조23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1조531억원 불어났고 대기업 대출이 5조499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수신 규모는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소폭 늘었다. 요구불예금이 16조9897억원 줄었지만, 추가 금리 하락 전 수요가 몰리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16조6203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