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가 사라졌다"…파랗게 질린 현대차 개미들 [종목+]

2 days ago 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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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관세 불확실성 때문에 경영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추가 매수하며 '물타기'에 나섰지만, 대부분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2일 현대차는 직전 거래일 대비 0.54% 내린 18만4300원에 개장했다.

지난달 현대차는 2.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52% 올랐다. 현대차는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돈 셈이다. 직전 거래일 현대차 종가는 18만5300원으로 올해 초와 비교하면 12.59% 낮다. 시가총액은 44조3962억원에서 37조9416억원으로 6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말 기준 시가총액 순위는 7위다. KB금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밀려 5위 자리를 내줬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일 현대차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에만 280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4위에 올랐다. 다만 평가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현대차에 투자한 9만4915명 중 손실 투자자 비율은 71.43%에 달한다. 평균 손실률은 6.93%다. 지난달 30일 주가는 2.98% 추가 하락했다.

관세 폭탄의 여파가 밀려오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62억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으로 수출한 규모는 32% 줄어든 1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에도 대미 자동차 수출은 19.6% 감소했는데, 감소폭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달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자동차업체는 현지 재고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미국 수출 물량을 줄였다.

현대차 아이오닉9

현대차 아이오닉9

수출이 감소하며 현대차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관세율이 0%면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이 13조92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다만 지금처럼 관세율이 25%로 지속되면 연간 영업이익은 8조7780억원으로 5조14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반, '최악의 경우'에 대한 가정이 필요하다"며 "관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치도 3개월 새 31만6739원에서 27만9091원으로 12%가량 낮아졌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4월 한때 1500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5월 들어 1300원대로 떨어졌다. 김 연구원은 "달러 기준 현대차의 평균판매단가(ASP)의 증가세는 멈췄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ASP 증가율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최소 2026년까지 실적 둔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연일 물타는 현대차 개미…반등은 언제쯤 [종목+]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반등하기 어렵겠지만, 주주환원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주당배당금이 1만200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거래일 종가(18만5300원)를 고려한 배당 수익률은 6.5% 수준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주주 환원율은 25%에서 35%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작년 7000억원에서 올해 1조3300억원으로 90% 증가할 전망"이라며 "향후 3년간 매년 총 주식 수 대비 3%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 사이 배당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도 현대차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 성장주는 매년 배당이 늘어나는 주식을 말한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는 관세 충격에도 주주 환원을 늘려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 "국내 투자자도 현금 흐름에 대한 중요성을 자각하며 배당 성장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 과세 가능성도 있어 배당주에 대한 모멘텀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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