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직격탄 … 고령층 취약차주 비상
고령 자영업자 금융빚 405조
비은행 대출 10년새 7배 급증
매출 둔화·이자부담 이중고
신현송 "채무조정 등 필요"
"취약차주 문제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부분이야말로 정부와 금융당국의 조화로운 정책이 중요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현실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의 후폭풍은 취약차주에게 먼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은 은행 대출금리뿐 아니라 카드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금리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돼 이자 부담을 키운다. 소득 기반이 약한 고령층과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는 금리 상승 충격을 견디기 어려운 구조다.
◆ 취약차주 연체율 1.8%로 급등
한국은행이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 자료에 따르면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을 이용 중인 다중 채무자의 연체율은 2021년 1%에서 지난해 1.8%로 상승했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은퇴 이후 생계형 창업 현상이 맞물리면서 고령층의 부채 부담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소득 기반이 약한 데 비해 대출 규모는 비교적 크다는 점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취약차주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60대 이상이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0대 이상 취약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9699만원으로 30대 이하 4778만원의 두 배 수준이었다. 40대는 8066만원, 50대는 8251만원으로 60대보다 오히려 적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연령 자영업자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2015년 말 96조원에서 올해 1분기 말 405조7000억원으로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 고연령 자영업자의 비은행 대출은 같은 기간 23조3000억원에서 167조5000억원으로 7배 넘게 불어났다.
고령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 부분이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금리 상승으로 상환능력이 악화되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체 가계부채 규모 증가세도 부담이다. 올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14조원 늘며 2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 기준금리 3%대 후반 전망도
기준금리가 오르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외식·서비스 관련 지출이 먼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미 대출로 버티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는 매출 둔화와 이자 부담 증가가 동시에 겹치며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자영업자 중에는 대출로 버티는 경우가 많아 금리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취약차주와 자영업자가 받는 충격은 앞으로 계속 커질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한국은행이 이달에 이어 오는 8월과 11월, 내년 2월과 5월에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내년 2분기 말 기준금리는 연 3.75%에 이르게 된다.
이에 신 총재는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채 상환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조정 같은 정책을 활용해 어려움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취약차주 지원에는 통화정책보다는 선별적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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