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에 학교 못갔는데…이제야 꿈 이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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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에 학교 못갔는데…이제야 꿈 이뤘네요"

“6·25 전쟁이 나는 바람에 학교를 못 갔어요. 항시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꿈을 이뤘네요.”

올해 서울 지역 검정고시에서 최고령 합격자가 된 김순자 씨(83·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씨는 7남매 중 장녀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할무렵 6·25 전쟁이 터지면서 피난길에 올랐다. 김 씨는 “오빠들과 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간 경우도 있었지만 저는 이후에도 동생들 업어 기르고, 농사일 돕다보니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자신의 주소 정도를 겨우 적던 그가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하겠다고 결정한 건 호기심에 서울 신당동 신당야학을 방문하면서다. “금방은 알아들어도 집 오는 길에 까먹기를 반복했는데 선생님들이 어찌나 열정적이던지…. 지겨울법도 한데 같은 내용을 다시 가르치고 또 가르치더라고요.” 김 씨는 “그 덕분에 가장 어려웠던 난관인 ‘나누기’를 마스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의무교육 시대에 이제는 당연해진 초등학교 졸업장이지만, 김 씨에게 졸업장은 마음의 훈장이었다. 그는 “은행에 가면 늘 주눅이 들었는데, 이제는 필요한 업무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으니 어딜 가도 떳떳한 마음이 든다”며 “이제 알파벳은 배웠으니, 영어 단어를 읽을 수 있을 정도까지 공부해 중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에도 학교 대신 야학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김 씨는 “학교에 다니면 3년을 다녀야 졸업증을 따는데, 그렇게 긴 시간이 나에게는 없다”며 “야학 ‘불꽃반’에 들어가 내년 4월 졸업장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최연소 합격자는 고졸 안수현 양(12)이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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