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일만에 '비상계엄 위법' 확정…내란죄 등 尹형사재판 7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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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일만에 '비상계엄 위법' 확정…내란죄 등 尹형사재판 7개 영향

'체포방해' 징역 7년 확정
공수처의 내란 수사권 인정
가담 경호처 수뇌부도 유죄
국무위원 선별적 회의 소집
계엄 심의할 권리 침해 인정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도 유죄

대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체포방해' 사건으로 징역 7년을 확정 지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과 12·3 비상계엄이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는 점이 확인돼 뒤따르는 하급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상고심에서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 공수처 내란 수사권 인정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0일과 2025년 1월 7일 두 차례 공수처가 법원의 영장을 받아 그를 체포하려 했지만 대통령 경호처 공무원들을 동원해 이를 가로막은 혐의로 기소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법적으로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데도 직권남용 혐의를 경유해 내란죄 수사를 했다며 수사 과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시작한 다음 '수사 중 인지한 관련 범죄'로 내란죄를 묶어 함께 수사한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수처의 영장 집행 등 수사가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직권남용 혐의와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상당 부분 중첩된다"며 "공수처가 내란죄를 '관련 범죄'로 인지해 수사를 진행한 것은 적법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은 '기소되지 않을 권리'이므로, 대통령을 피의자로 한 수사는 허용된다고도 짚었다.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은 비상계엄의 '본류' 재판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서도 쟁점이 됐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당시 부장판사 지귀연)는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했지만, 이날 대법원이 논쟁을 해소하면서 뒤따르는 하급심도 이를 따를 전망이다.

◆ 계엄 절차 위법성도 확정

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을 선별적으로 회의에 소집한 행위도 유죄 판결이 나왔다. 당시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명, 소집 통지를 늦게 받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2명이 국무회의에서 계엄을 심의할 권리를 침해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계엄 선포 이후 절차적 하자를 가리기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통해 '사후 계엄선포문'을 작성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서명한 뒤 무단 폐기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도 유죄가 나왔다.

외신에 '헌정질서 파괴의 뜻은 추호도 없었다'고 허위 공보를 지시한 혐의,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통해 군 장성들의 비화폰 통화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 남은 재판에도 영향 불가피

비상계엄을 전후한 일련의 과정이 절차를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만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하급심 재판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계엄이 불법이었다고 해서 곧바로 내란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불법 계엄'을 인정하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은 앞으로 7개가 남았다. 본류인 내란죄 재판을 비롯해 일반이적 혐의('평양 무인기 작전'), 한 전 총리의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 등 3개가 비상계엄 관련 남은 재판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일반이적 혐의는 각각 1심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위증죄는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과 공직선거법 위반(건진법사 전성배 씨·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허위 발언) 사건은 각각 오는 13일과 27일에 1심 선고가 나온다. 순직해병 사건에 외압을 행사하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도피시키려 했다는 혐의의 두 재판은 1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와 관련해 이에 가담한 경호처 수뇌부도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은 징역 4년, 김 전 차장은 징역 5년,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에게는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모두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됐다.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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